[희망을 쏜다]⑤무등산 춘설차 영농조합
[아시아경제 박선강]
의재 허백련 선생의 손자 허달재·허달문씨 형제가 운영
광주 특산품 1호 “품질향상, 연계상품·식품 개발로 특화”
현대인들이 즐겨 마시고 유행처럼 번지는 음료는 뭘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크게 고민하지 않고 대부분 커피라고 답한다. 전국 어디나 그렇듯 광주에도 커피전문점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광주광역시 동구에는 이런 현대인들에게 약간은 어려울 수 있는 차(茶)를 재배하고 상품화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마을기업이 있다.
무등산 초입인 운림동에 위치한 ‘무등산춘설차영농조합’이 그곳이다. 남종화의 대가로 잘 알려진 의재 허백련 선생이 무등산 자락의 삼애다원(三愛茶園)을 인수, 차밭을 일궈 민족차 브랜드인 춘설차를 만든 곳이다. 지금은 의재 선생의 손자인 허달재·허달문씨가 3대째 운영하고 있다.
삼애다원은 글자마다 각각의 뜻이 담겨 있으나 특히 ‘다(茶)’는 의재 선생이 추구했던 삶의 중요한 요소이다. 그는 생전에 “차를 마시는 민족은 흥하고 고춧가루를 먹는 민족은 망한다. 차를 마셔 정신을 맑게 하자. 맑은 정신으로 판단해 행동으로 옮기면 실수가 없다”고 늘 말했을 정도로 차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인물이었다.
광주지역 특산품 1호인 ‘춘설차’는 허씨 형제가 삼애다원을 이어받아 3대째 운영하며 꾸준히 생산하는 고유 브랜드이다.
의재 허백련 선생이 설립한 '삼애다원'을 물려받은 아들 허달재·달문씨 형제는 우리 고유의 전통차를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무등산춘설차영농조합'이라는 마을기업으로 만들었다. 허달문씨는 "품질 향상과 연계상품 개발을 통해 우리의 전통차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본보기 아이콘춘설차영농조합에서는 허 대표 외에 18명이 일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차는 차의 본고장이라 자랑하는 중국에도 수출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에서도 무등산 춘설차를 애호하는 것은 춘설차가 흔하디 흔한 녹차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춘설차영농조합의 품질주의가 신뢰를 얻고 있다는 얘기다.
재배 현장에서부터 상품화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고객들이 직접 지켜보고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들의 신뢰는 절대적이다. 이곳을 찾아 춘설차를 시음해본 사람들은 “춘설차의 향과 맛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 된다는 게 춘설차영농조합의 자신감이며 긍지이다.
그러나 젊은이들의 커피 선호도 때문에 전통차의 앞날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마시기 위한 과정도 커피보다는 복잡한데다 젊은이들이 ‘다례(茶禮)’라는 차문화 예절을 번거롭게 여기는 까닭이다.
이런 현실을 지켜보며 춘설차영농조합은 단순히 차(茶)라는 제품 생산에 그치지 않고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접목하고 있다. 전통차를 특화한 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차와 연계된 식품·상품 개발에도 안간힘을 쏟고 있다.
허달문씨는 “다도(茶道)라는 것은 뜻이 높고 어려운 말이어서 ‘행다(行茶)’라는 표현이 요즘 시대에 맞는 표현”이라며 “차는 우리 고유의 문화 중 일부이기에 활성화 할 수 있는 기본 인프라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씨는 또 “우리나라, 또 지역 고유의 것들을 지키고 계승하려는 노력과 역할이 작게는 자치단체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