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車 산업, 5대 리스크에...빨간불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국내 자동차산업이 내ㆍ외부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8년 동안 자동차 생산 5위 국가로 이름을 올렸지만 인구구조 변화와 가계부채 확대 등 경쟁력 악화요인증가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산업은 인구구조 변화, 가계부채 확대, 판매 구성 악화, 수입차 확대, 원고엔저 등 5대 리스크로 위기에 직면했다.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과거 주요 자동차 소비층이었던 베이비붐 세대의 소득감소다. 강력한 자동차 수요층으로 국내 소비시장 확대를 주도했던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구매여력이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생산 부문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 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본은 1990년 이후 인구 고령화와 젊은 층의 인구 감소로 10년 동안 자동차 수요가 약 200만대 감소했다.
강동완 한국자동차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자동차시장의 변화를 주도해왔던 이들 세대는 은퇴 후에도 자동차 사용 의향이 높지만 소득감소로 구매 여력은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약 1000조원에 육박하는 기계부채 문제는 국내 자동차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또 다른 외부요인이다. 가계부채는 주택담보대출에 집중돼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한 자산가격 하락과 금리상승으로 인한 이자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 연구위원은 "버냉키 의장이 최근 양적완화 종료 시기를 2014년으로 언급하면서 가계부채 문제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출구전략으로 인한 외국인 자금이탈과 금리상승 등이 자동차 구매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내부 위험 요인으로는 주력 판매 차급의 변화, 수입차 점유율 확대, 원고엔저 등 3가지가 꼽혔다. 무엇보다 주력 판매 차급 구조의 변화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가장 큰 내부 위험요인이다. 최대 판매 차급이었던 준중형, 중형 승용차의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반면 SUV와 일부 소형차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준중형, 중형차의 판매 비중은 지난 2010년까지 40%이상을 차지했지만 2011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올들어 5월 35%선까지 내려앉았다.
박재범 한국자동차산업연구원 주임연구원은 "주력 차급이 과거와 달리 SUV와 소형모델로 재편되고 있다"며 "SUV 수요도 중소형 모델 비중이 90% 이상으로 성장차급은 경차, 중소형 SUV 등 소형 모델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차를 중심으로 한 수입차 점유율 증가는 국내 자동차 업계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차의 판매비중이 높을수록 자동차 메이커의 수익성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대표 프리미엄 브랜드 BMW, 메르세데스 벤츠는 연간 생산량이 대중차 브랜드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수익성은 8~12%에 달한다. 더욱이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른 가격 경쟁력 향상과 다양한 신차 출시 등으로 국산차의 위상이 위협받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 "수입차업체는 FTA 발효에 따른 관세 인하를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왔으며 유럽산은 2014년부터 무관세가 적용돼 국산차와 가격 격차는 더욱 축소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수입차가 비싸다는 인식에도 변화가 생겨 거부반응이나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국산차와 수입차를 대등하게 비교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원고엔저의 흐름이 장기화될 경우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 하다는 분석도 내놨다. 지난 2012년 말부터 시작된 원고엔저 흐름은 최근 다소 진정됐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엔저를 앞세운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의 공세가 직접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 업체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동차업계 고위 관계자는 "일본 업체는 과거 2005년 엔저 기간 중 소형차 라인업 강화, 미국 내 자동차 금융을 강화하는 등 경쟁력 개선과 함께 공세적 전략을 전개했다"며 "최근에도 중국, 미국시장에서 가격 인하 및 할부 조건 강화와 신흥시장에서 신차 출시를 확대하면서 공격적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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