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서 투자하기' 한숨 더 키웠다
신용거래융자 잔액, 작년 말보다 1조원 증가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올해 들어 부쩍 늘어난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개미들의 한숨을 더욱 짙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신용거래융자란 주식을 사기 위해 주식예탁금 등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을 말한다. 향후 주가 상승을 노리고 빚을 내 투자를 한 돈이라는 뜻이다.
주가가 오르면 빌린 돈에 대한 이자를 내고도 수익을 챙길 수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떨어지면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에 이자부담까지 떠안게 된다. 여기에 주가가 담보비율 밑으로 떨어져 반대매매라도 체결되면 손실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4조8081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 7일에는 4조9923억원으로 작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의 경우 작년 말 1조6887억원이었던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지난 24일 기준 2조2118억원으로 31% 가까이 급증했다.
금융당국도 신용융자 잔액 급증에 일조한 모양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증권사 영업활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며 개인 주식매입자금 대출(신용거래융자)에 대한 잔액규제를 폐지했다. 그동안 테마주 투기과열 우려 등으로 지난해 2월 말 잔액 기준인 5조1000억원 수준으로 신용거래융자 잔액을 제한해왔는데, 이를 폐지하면서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한도를 없앤 것이다.
이로 인해 증권사들은 신용거래융자 영업에 박차를 가했고, 신용거래융자 잔액 급증세는 더욱 거세졌다. 거래대금 감소로 수수료 수익이 급감하는 등 부진에 빠진 증권사를 지원하기 위한 규제 완화였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빚 낸 투자를 부채질한 규제 완화였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한편 주가 급락으로 인해 최근에는 신용융자 증가 추세도 주춤한 상황이다. 지난 7일 최고치를 기록했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최근 5거래일 연속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반대매매 등으로 돈을 빌려 산 주식이 청산됐거나 부담을 느낀 개인들이 신용거래를 중단하고 주식을 팔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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