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시위, 지방 군소도시까지 확산
FT "브라질 성장모델 한계 맞아"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버스요금 인상으로 촉발된 브라질 시위가 주요도시에서 군소도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컨페더레이션컵이 진행되는 일부 도시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자 군경이 투입되어 시위 진압에 나서기도 했다.
19일(현지시간) 컨페더레이션컵 멕시코 대 브라질 경기가 열린 포트탈레자에서는 경기를 앞두고 최소 3만명의 시민들이 시위를 벌였다. 이들 시위대가 경기장으로 이어지는 대로를 향해 행진에 나서자 경찰이 이들을 저지에 나섰다.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돌을 던졌고, 경찰은 고무탄 및 최루탄로 대응했다. 앞서 브라질 정부는 컨페더레이션컵이 열리는 5개 도시에 대해 군경을 배치했다.
영국의 BBC에 따르면 시위대들은 "학교 선생님은 (브라질의 축구 스타) 네이마르 만큼 소중하다"라는 구호를 들고 시위에 나섰다. 시위에 대한 브라질 시민들의 입장은 호의적이다. 브라질 국가대표 선수들은 시위대에 대한 지지의 뜻을 밝혔을 정도다. 한 시민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시위대는 옳은 잃을 하고 있다"며 "브라질은 상황은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브라질 주요도시에서 벌어졌던 시위가 이제 군소도시로까지 확산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1992년 이래로 가장 큰 규모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당초 이번 시위는 상파울루시가 버스 요금을 3헤알(약 1554원)에서 3.2헤알로 7% 인상하겠다는 발표한데서 시작됐다. 버스 요금 인상에 반대한다는 시위는 정부의 강경 진압과 맞물리면서 브라질 전역으로 확산되었으며, 시위대의 요구는 버스요금 인상 반대에서 공공 서비스 확대 요구 및 물가 인상에 대한 항의 시위로 양상이 옮겨졌다. 상파울루 시는 이날 사태의 발단이 된 버스요금 인상을 백지화한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브라질 시위대가 대체로 평화롭게 거리를 행진했지만 일부 시위대는 폭력 행위를 저지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브라질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함에 따라 지우마 호세프(65) 브라질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하지만 호세프 대통령은 시위대를 향해 "자랑스럽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젊은 사람들과 성인들이 브라질 국기를 들고, 보다 좋은 나라를 위해 싸우는 모습을 보기 좋았다"며 "이번 시위는 브라질의 민주주의가 크게 신장되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위가 확산됨에 따라 브라질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설을 통해 이번 시위를 통해 브라질의 성장 모델이 한계를 맞았음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브라질은 지난 10년간 원자재 가격 상승과 자본 투자 등에 힘입어 성장했다. 이를 통해 3000만명의 중산층이 새롭게 탄생하는 등 성과를 거뒀지만 브라질 사회는 새롭게 중산층에 합류한 이들의 기대와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브라질은 월드컵을 위해 120억달러를 쏟아부을 수 있지만 국민들 대다수의 삶은 힘든 상황이며, 세금은 선진국 수준이지만 공공 서비스는 개도국 수준인 것이 오늘날 브라질의 현실이라고 FT는 지적했다.
FT는 브라질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에도 불구하고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높지만, 이와 같이 정치 상황이 악화된다면 어떤 정치인도 시위의 영향으로부터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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