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세계적 석학들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신경영이 글로벌 기업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과거 낮은 원가에 기반한 주문자위탁생산(OEM) 제조사에 불과했던 삼성이 현재 세계적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을 20년 전 이 회장이 선포한 신경영에서 찾았다.


20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서울호텔에서 한국경영학회 주최로 열린 삼성 신경영 20주년 국제학술대회에서 10여명의 국내외 석학들은 저마다 삼성의 신경영을 주제로 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브랜드·디자인·전략·인사·상생 등 각 분야에서 삼성 신경영의 실체와 성공 요인을 분석하고 이를 배우자고 역설했다.

이날 첫 연사로 나선 송재용 서울대 교수는 삼성의 신경영을 경영학적 의미에서 짚어 보고 이를 서로 상충되는 부분들이 상호 조화를 이루는 패러독스 경영으로 해석했다. 삼성이 신경영 이후 강한 브랜드와 프리미엄 제품을 갖춘 세계적 기업으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은 ▲거대하지만 빠른 조직 ▲다각화돼 있으나 특정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 보유 ▲일본식과 미국식 경영시스템의 장점을 따온 하이브리드 경영시스템 때문이라는 것이다.


송 교수는 "이 같은 패러독스 경영을 통해 삼성은 다른 기업들이 흉내 내기 어려운 빠른 속도와 시너지 창출 및 끊임없이 진화·혁신하는 역량을 갖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브랜드 분야의 대가인 케빈 켈러 다트머스대 교수는 삼성 마케팅 프로그램에 대해 소비자와 디자인 중심이며 혁신을 바탕으로 하고 글로벌 흐름과 수요를 잘 따랐다고 평가했다.


또한 20여년 동안 브랜드와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장기적인 성장을 추구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수행하는 등 마케팅의 필수 전략을 훌륭히 구사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켈러 교수는 "향후 삼성이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을 위해 도전자와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자신감 있는 소통과 과감한 행동으로 혁신을 지속하는 리더가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카타야마 히로시 와세다대 교수는 인재와 기술 관점에서 본 삼성 품질경영의 특징을 ▲스피드 경영 ▲타이밍 경영 ▲완벽 추구 ▲인재 중시 ▲시너지 지향 ▲업의 특성 통찰 등으로 정리했다. "잘 나갈 땐 위기를 의식하고 위기 시에는 공격적으로 대처하라"는 이건희 회장의 말처럼 신속한 자원의 투입과 새롭고 효과적인 방법론의 개발이 삼성이 글로벌 품질의 단계로 올라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는 것이다.


전략적 인사관리 분야의 최고 석학으로 꼽히는 패트릭 라이트 사우스캐롤라이나대 교수는 "삼성이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의 혁신적인 글로벌 리더로서 성공적으로 변신하는 데 비즈니스 전략과 연계된 인사가 기폭제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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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교수는 "삼성의 인사가 여타의 글로벌 기업에게도 모델이 될 만한 탁월한 부분은 비즈니스 전략과의 연계에 있다"고 평가했다. 또 신사업 추진 시 자본이나 기술 보유 여부를 우선시하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이를 수행할 사람이 있느냐? 신사업 관련 인재를 확보했는가"를 먼저 묻는 이 회장의 일화를 예로 들며 비즈니스에 있어 인재 중심의 철학을 강조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교수와 학생은 물론 기업체 임직원 등 700여명이 자리를 채워 삼성 신경영의 실체와 성공 요인을 배우려는 열기로 뜨거웠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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