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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美·中 정상회담에 애타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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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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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첫 정상회담이 7~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휴양지 서니랜즈에서 열린다. 이번 정상회담은 미래 양국의 전략적 관계를 재설정하는 게 목적이다.

중국 공공외교협회 비서장이자 외교학원 객좌교수인 쑹룽화(宋榮華)는 양국 정상의 서니랜즈 회동에서 국제 현안이 거론될 때 한반도 사태가 가장 먼저 언급되면서 강력한 메시지도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워싱턴 소재 브루킹스연구소의 조너선 폴락 수석 연구원은 "오바마 대통령과 시 주석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위협을 둘러싸고 대화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문제에 관한 한 원칙적인 공감대를 확인하는 선에서 그칠 것이라는 뜻이다.
과거 후진타오(胡錦濤) 주석도 방미 중 북한 문제에 대해 '의도적으로' 피한 바 있다. 심지어 신기욱 미 스탠퍼드 대학 아태연구소장, 토머스 핑거 전 국가정보위원회(NIC) 위원장,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국무부 한국과장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북한 문제에 대해 급진적 논의를 될 수 있으면 피하고 미ㆍ중 공동 이해관계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이 최근 대북 제재에 동참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미국을 불신하는 데다 미국의 동맹인 한국이 주도하는 통일 가능성에도 고개를 갸우뚱한다는 것이다.

이는 시 주석의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시 주석은 5일 멕시코 상원 연설에서 '논어(論語)' 중 '기소불욕물시어인(己所不欲勿施於人)'을 꺼내들었다. "자기가 싫어하는 것을 남에게 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미국에 세계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의 위상을 인정하고 새로운 '대국관계'로 나아가자고 촉구한 셈이다.

정작 애가 타는 것은 일본이다. 지난달 20일 워싱턴과 베이징(北京)에서 미ㆍ중 양국 정상회담 일정이 발표된 뒤 아사히(朝日)신문 등 일본 언론은 서니랜즈 회담이 이전 회담들과 다르다고 보도했다. 무엇보다 이번 회담은 시진핑이 주석으로 등극한 지 3개월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장쩌민(江澤民)이 워싱턴을 공식 방문한 것은 주석에 취임한 지 4년 6개월 뒤다. 후진타오는 2년 6개월 만에 미국으로 향했다.
게다가 시 주석은 부주석 시절인 지난해 2월 워싱턴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만난 적이 있다. 더욱이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을 마지막으로 방문한 것은 2009년 11월이다. '체면'을 중시하는 중국의 태도로 보건대 미ㆍ중 정상회담이 이렇게 일찍 열리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G2 정상회담이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2월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은 오찬까지 포함해 1시간30분 만에 끝났다. 당시 아베 총리는 냉전 이후 미 군사력과 미ㆍ일 동맹에 기반한 동아시아 질서를 유지하자는 데 급급했다.

그러나 시 주석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권력 분점, 기존 동맹체제의 점진적 해체 같은 전략적 이해관계를 둘러싼 자국의 관점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아시아 동맹국들의 기존 질서를 걸고 넘어지리라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시 주석의 주장 가운데 상당 부분을 수용하면서 미국의 장기 이해관계에 대해 수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근본적 이해관계는 세계 제2의 강국으로 급성장한 중국과 미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통상관계를 지지하는 데 있다. 미국으로서는 아시아 동맹 수호라는 부담을 계속 짊어져 봐야 국익에 도움 될 게 없다.

미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2011년 미국의 대중ㆍ대일 재화ㆍ서비스 총교역 규모는 각각 5390억달러(약 602조630억원), 2670억달러다. 미 국내총생산(GDP)이 15조달러 정도이니 미ㆍ중 재화ㆍ서비스 교역 규모가 GDP 대비 4%, 미ㆍ일 교역 규모는 1.8%에 이른다. 미국으로서는 대중 관계가 더 중요한 것이다. 아베 총리의 애가 탈 만도 하다.





이진수 국제부장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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