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최대 공공 노조인 공공노조연맹(Kesk)은 이스탄불 게지 공원 철거 문제를 둘러싸고 촉발된 이번 시위를 지지한다며 이틀간의 파업에 들어간다고 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시민들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이번 시위의 배후에는 외국 및 국내 극단주의자들이 있다며 정보기구가 이 사안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에르도안 총리는 전일 주식이 10.47% 하락한 것과 관련해 "주식은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다"며 "항상 안정적일 수는 없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와 관련 터키 주식시장은 이날 들어 3.5%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경대응 입장인 에르도안 총리와 달리 압둘라 굴 대통령은 타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정국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터키 대통령은 의전적인 성격이 크지만 이번 시위 관련해서 에르도안 총리의 강경입장과 상반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민주주의는 오로지 선거만을 통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며 시민들의 견해는 수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체로 시위의 정당성은 인정하면서도 평화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이번 시위는 중산층 세속주의자들의 지지 뿐 아니라 종교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일반 시민들도 동참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주목을 끄는 대목이다. 시민들은 중동의 봄 당시 아랍국가의 시민들처럼 냄비와 후라아 팬을 들고 나와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또한 이슬람 관련 주요 인사들도 정부의 권위적인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는 점도 에르도안 총리에게는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갈등을 두고서 세속주의 성향을 갖고 있는 중산층과 이슬람 성향의 에르도안 총리의대결로 보고 있는데, 이슬람에서는 총리와 일정부분 거리를 두는 모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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