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김봉수 이사장은 "그 동안 거래소에서의 소임을 다했고 이제는 물러날 때가 됐다고 판단해 거래소 이사장직의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거래소 이사장은 주주총회 결의 후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로 김 이사장의 사표가 수리되면 거래소는 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이사장 선임 작업에 들어간다.
김 이사장의 사임으로 차기 이사장이 누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로는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 임기영 전 KDB대우증권 사장, 황건호 전 금융투자협회장 등이 꼽히고 있다.
거래소 노동조합은 현재 이사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을 비롯해 임원 인사에도 반대를 하고 있어 역시 후속 인사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될 전망이다. 거래소 노조는 지난 23일 성명서를 통해 "부적격한 전 집행간부의 부이사장 선임을 반대한다"면서 "현재 거론되고 있는 부적격자들 중에서 경영지원본부 부이사장이 선임될 경우 거래소 경영 정상화를 염원하는 전 조합원들과의 전면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노조는 거래소 이사장 선임과 관련해 "한국 자본시장의 심장부이자 우리 조합원들의 피와 땀이 서린 한국거래소는 여의도 주변에서 회자되고 있는 인물들이 넘볼 곳이 아니다"라고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김 이사장의 사임으로 거래소 자회사인 한국예탁결제원과 코스콤 수장의 거취 역시 화두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두 기관의 사장은 모두 전 정권의 인사로 분류되면서 꾸준히 교체대상에 오르내렸다.
김경동 예탁결제원 사장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그러나 마산상고 출신 PK(부산·경남) 인사인데다 노조 측에서 지속적으로 퇴임을 요구하고 있어 부담이 큰 상황이다. 옛 재정경제부, 국방부 등을 거친 관료 출신인 우주하 코스콤 사장의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우 사장 역시 노조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두 기관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워 기관장들의 부담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금융투자업계의 전반적인 실적 악화로 증권 유관기관들의 경영평가 성적은 직전해 대비 1~2단계 등급 강등이 예상돼 왔다. 전국 111개 공공기관에 대한 경영평가 결과는 다음 달 20일 발표될 예정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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