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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흡연자들, 버스전용차로 정거장을 조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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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점검] 서울시 공공구역 야외 흡연금지 정책 2년...단속 실적, 광장-공원 줄고 버스정거장 늘어나

단독[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지난 2011년 6월부터 광화문광장ㆍ청계광장ㆍ서울광장과 서울 시내 주요 공원이 금연 구역으로 지정됐다. 서울시는 위반자에게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하는 등 강력한 단속을 펴고 있다. 이같은 강력한 금연 정책은 실제로 어떤 효과를 발휘하고 있을까?

21일 찾아간 광화문광장에서는 흡연자를 찾아 볼 수 없었다. 광장 입구에 팻말과 공원 들어가는 입구에 금연마크가 찍혀 있고, 금연 장소를 알리는 한글과 영문으로 된 깃대도 세워져 있어서였을까. 이어 찾아간 청계광장에서도 한국인 흡연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단속원은 "10만원의 과태료를 물리기 시작한 이후에는 거의 담배를 피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광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파란색 조끼'를 입은 흡연단속원의 '살벌한' 감시 속에 흡연자를 찾아 볼 수는 없었다. 단속원들은 "그날그날 횟수가 다르기는 하지만 많이 줄어들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버스전용차로 정거장은 사정이 달랐다. 이날 저녁 종로구 한 버스전용차량 정거장에는 30대 직장인이 버젓이 담배를 물고 있었다. 그는 금연구역인 줄 모르냐는 질문에 "몰랐다. 스트레스 풀려고 한 대 피우는 게 무슨 잘못이냐"고 대꾸했다. 뿐만 아니라 정거장 인근에는 누군가 피우고 버린 담배꽁초가 널려 있었다.

서울시가 지난 2011년 6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공공구역 야외 흡연 금지 및 과태료 10만원 부과 정책이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화문광장, 서울광장, 청계천 등 비교적 널리 알려진 곳에선 흡연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 동네마다 흔한 버스전용차로 정거장에서의 흡연은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 2011년 6월부터 올해 4월 말까지 서울광장ㆍ광화문광장ㆍ청계광장, 버스전용차로 정거장, 시 관리 공원 등에서 금연 정책 및 흡연자 단속을 실시한 결과 총 3만4928명을 적발했다고 22일 밝혔다. 한달 평균 1857명이 흡연이 금지된 공공 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된 셈이다. 서울시는 이중 1985명을 단속해 과태료를 부과했고, 나머지 3만2943명은 계도만 했다. 심신미약 등을 이유로 추후 과태료 부과가 취소된 사람을 제외하면 모두 1899명에게 1억6576만여원의 과태료가 부과됐고, 이중 1205명이 9474만원을 납부했다. 단속된 장소별로는 서울광장ㆍ광화문광장ㆍ청계광장이 942건으로 가장 많았고, 버스정거장이 920건, 공원 123건 등이었다.
특이한 것은 시간이 갈수록 광화문광장ㆍ서울광장ㆍ청계광장에서의 흡연단속(과태료 부과) 건수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버스정거장에서의 단속 건수는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광장 흡연의 경우 단속이 시작된 2011년엔 6개월간 이들 3개 광장에서 단속된 건수가 248건에 달한 반면 단속 사실이 어느정도 알려진 이후인 2012년부터는 급속히 감소해 1년간 344건에 불과했다. 올해 들어서도 4개월간 234건에 그쳤다.

그러나 버스정거장 흡연 단속 건수는 2012년 3월 시작된 이후로 급증하는 추세다. 2012년 3월부터 12월까지 단속된 건수가 609건에 달해 그해 전체 단속건수 1030건의 60%에 육박했다. 올해 들어서도 1월부터 4월 말까지 단속한 결과 전체 673건의 절반 가량인 311건을 버스정거장에서 단속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버스정거장에서의 단속 건수가 급증하면서 전체적으로도 흡연 단속 건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2011년에는 월 평균 40여건이었지만, 2012년에는 월 평균 85건으로 급증했고, 2013년 들어선 월 평균 168건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측은 지난해 이후 단속 전문 인원을 20명으로 늘려 집중 단속하고 있는 것이 단속 증가의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흡연자들의 의식 부재도 원인으로 꼽고 있다. 광장ㆍ공원 등은 장기간의 홍보로 '금연 구역'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었지만, 아직도 버스전용차로 정거장은 '한 대 피워도 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과태료를 부과해도 안내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특히 전용차로 정거장에 대한 금연 인식이 약해 많은 사람들이 적발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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