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관계는 Give&Give 배웠다"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삼성디스플레이 OLED 사업부에서 근무하는 김동식 사원은 작년까지만 해도 앞날이 막막한 취업 준비생이었다. 2011년 하반기, 2012년 상반기 두 번에 걸쳐 삼성모바일 디스플레이 인턴에 지원했지만 재차 미끄러졌다. 공모전과 대외활동에도 연이어 도전했지만 낙방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차에 '삼성직업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김무겸 삼성디스플레이(IP팀) 수석을 만났다.


김동식 삼성디스플레이 OLED사업부 사원(왼쪽)과 김무겸 삼성디스플레이 IP팀 수석

김동식 삼성디스플레이 OLED사업부 사원(왼쪽)과 김무겸 삼성디스플레이 IP팀 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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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3년째 이어져온 '삼성직업멘토링'은 삼성임직원이 진로 고민에 빠진 대학생과 직접 만나 취업노하우와 경험담을 공유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최고경영자(CEO)부터 신입사원까지 삼성 각 계열사, 다양한 직급의 임직원이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는 윤진혁 에스원 사장, 김신 삼성물산 사장 등 임직원 6100명이 멘토를 자처하고 나섰다. 멘티들은 면접관이 아닌 멘토로서 한 회사의 CEO를 미리 만나보는 기회를 얻는 셈이다.


멘토 1명이 대학생 멘티 5명과 한 팀을 이뤄 진행하는 멘토링은 멘티가 직접 홈페이지에 올라온 멘토의 자기소개서, 직무 업종을 꼼꼼히 살펴 본 뒤 멘토를 선택할 수 있다. 동식 씨도 홈페이지에 올라온 김무겸 수석의 소개 문구를 보고 그를 멘토로 점 찍었다. 동식 씨는 "이름, 직무, '00에 대해 조언 듣고 싶은 신 분 신청하세요' 등 천편일률적인 자기소개 중에서 '인생은 연구다'라며 자신의 철학을 멋지게 소개한 수석님의 자기소개는 단연 눈에 띄었다"고 회상했다.

내세울 것 없는 스펙에 두 번의 낙방 경험까지 겹친 동식씨가 '디스플레이 기업에 입사하겠다'는 목표를 밀고 나갈 수 있었던 것은 김 수석의 조언 덕분이었다. 그는 "수석님이 '人硏(인생은 연구다)'라는 말을 쓰실 정도로 연구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하셨다. 결국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원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다"며 "돈을 따라 직업을 택하기보다는 자신이 정말 원하는 직업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멘토를 통해 배웠다"고 했다.


지난해 하반기 동식씨는 3번의 도전 끝에 드디어 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는 전형 내내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멘토에게 이 사실을 가장 먼저 알렸다. 동식씨의 합격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김 수석은 "인사를 열심히 해라", "입사 1년, 3년차가 가장 힘들지만 초심을 잃지 말라" 등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후배에게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가장 힘들때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김 수석을 만났고 이 인연 덕분에 삼성맨이 됐다. 도움 받은 것을 되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식씨는 "인간관계에 있어서 Give & Take가 아니라 Give & Give를 통해 상대방이 나에 대해 항상 미안하게 만들면 나중에 진정 필요할 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수석님의 이야기를 듣고 사람을 대하는 자세가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동식씨에게 잊지 못할 인생 선배로 자리매김한 김 수석은 이미 '삼성직업멘토링'의 터줏대감이다. 삼성그룹이 멘토링을 시작한 2011년부터 멘토로 활동해온 그는 매년 멘토링 활동을 통해 삼성디스플레이 합격자를 배출했다.


8명의 팀원을 거느리고 있는 파트장으로서 업무 처리하기에도 빠듯할텐데 그는 새벽 6시 출근도 감수하며 멘토링 활동에 열심이다. 김 수석의 카톡 문구는 '네 능력은 남을 위한 선물이다'다. 김 수석은 "불혹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내가 가진 능력과 배운 것은 다른 사람을 위해 쓰라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람이 재밌어지려면 새로운 경험을 하든지 생각을 새롭게 하든지 둘 중 하나다. 그런데 이 두 가지가 맞으면 정말 즐겁다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가장 행복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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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저녁, 두 사람은 현재 자신이 맡고 있는 멘티들을 불러모아 합동 멘토링 활동을 펼쳤다. 스승과 제자가 함께 나서 또 다른 후배를 양성하고 있는 셈이다.


동식씨는 이날 만난 친구들이 삼성에 입사해 직업멘토링의 3대 기록이 나오길 바란다는 바람을 넌지시 내비쳤다. 그는 "숱하게 실패했지만 결국엔 입사에 성공한 멘토링 경험자로서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며 "현업에 있는 선배들은 만나기가 어렵다.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에 대한 조언과 인생에 대한 배움을 함께 얻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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