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설을 접한 미국 교민 사회는 허탈함과 분노로 하루종일 술렁거렸다. 한국 최초의 여성 지도자 박근혜 대통령의 첫 방미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가졌던 터라 그 실망감은 더욱 컸다. 특히 처음으로 이 문제를 폭로한 글이 올라온 재미 한인 여성 커뮤니티 사이트인 '미씨 유 에스 에이'에는 윤대변인에 대한 비난과 엄정한 처벌을 요구하는 글이 하루종일 봇물을 이뤘다.


성추행설은 9일(현지시간) 새벽 '미씨 유에스 에이'에 한 회원이 폭로 글을 올리면서 일파만파로 번져갔다. 한 회원이 "청와대 대변인 윤창중이 박근혜 대통령 워싱턴 방문 수행 중 대사관 인턴을 성폭행했다고 합니다..(중략) 이대로 묻히지 않게 미씨님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사실입니다"라는 글을 올린 것.

이날 오전만해도 현지에선 "설마 그럴리가 있느냐"는 반응도 많았다. 대통령을 수행한 대변인이 공무수행 중에 그같은 일을 저질렀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처음 댓글 중에는 "정말 근거와 출처가 있느냐" "나라 망신시킬 수도 있다"는 신중한 내용의 댓글도 있었다.


그러나 이날 시간이 지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정황 증거가 알려지고, 청와대에서 경질 발표가 나오면서 현지 교민들의 분노가 교민 관련 사이트를 뜨겁게 달궜다.

'미씨 유 에스 에이'의 한 회원은 "(청와대가) 경질. 결국 그냥 해고했다는 건데 그걸로 끝내야 하나요? 미국에 송환시켜서 구속상태에서 제대로 조사받아야죠"라고 주장했다.


"저도 딸 키우는 엄마지만 정말 딸 잘 키워야지..(중략) 어찌 대통령 수행비서가 해외순방 중에 어린여자를 성추행...진짜 저 X도 자식 있을 텐데..." 라는 글도 올라왔다.


또 다른 회원은 "가문의 영광이라고 공군 1호기 타고 가면서 라면 시켜먹었겠죠...미국 와서 크~~게 한건 하고 가시는군요"라고 비꼬았다.


한 네티즌은 흥분한 나머지 사이트에 올라온 글을 영문으로 바꿔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교민 사회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뉴욕 동포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현지 사업가는 "박대통령이 뉴욕이후 워싱턴 DC에서도 좋은 활동을 보여서 동포로서 뿌듯했는데 뒤통수를 얻어 맞은 느낌"이라면서 "지도급 인사가 앞장 서서 나라 망신을 시킬 꼴"이라고 개탄했다.


워싱턴의 한 교민도 "그 소문을 듣고 미국 뉴스에 나올까봐 걱정스럽게 지켜봤다"면서 "창피하고 맥이 풀리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한편 워싱턴 DC의 현지 경찰은 윤 대변인에 대한 성범죄 신고를 정식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웬돌린 크럼프 워싱턴DC 경찰국 공보국장은 이날 "성추행 범죄 신고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의 한 호텔 내에서 용의자가 "허락 없이 엉덩이를 '만졌다'(grab)"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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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호텔은 윤 대변인과 청와대 기자단이 묵었던 호텔에서 차량으로 약 10분 가량 떨어진 곳이며, 박 대통령의 숙소인 영빈관에서는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사건 발생 시간은 7일 오후 9시 30분, 사건 종료 시간은 오후 10시이며 8일 오후 12시 30분에 신고가 접수됐다.


피해자 교포 여성은 미국 시민권자이며, 이번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행사를 위해 대사관에 의해 채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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