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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명품 큰 손도 옛말' 중국인, 싼 한국 제품만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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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절 기간 해외 고가브랜드 매장 썰렁···MCM은 30명 입점대기 화장품 매출도 국산이 압도

▲지난 1일 소공동 롯데면세점에서 관광객들이 한국 화장품 브랜드 매장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지난 1일 소공동 롯데면세점에서 관광객들이 한국 화장품 브랜드 매장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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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중국인들이 그나마 매출에 영향을 줘서 이번 춘절에도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예전보다 확실히 중국 관광객 1인당 구매력이 낮아졌습니다. 알고 오는 마니아층이 있긴 하지만 예상보다는 구매하는 관광객이 줄었어요." 1일 소공동 롯데면세점 '에르메스' 매장 직원은 "올해 춘절은 예년과는 확연히 다르다. 중국인들의 구매율이 눈에 띄게 줄었다. 다른 명품 매장의 정확한 사정은 모르지만 우리와 비슷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중국 춘절 마지막 날인 1일, 소공동 롯데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볐지만 그 안에서 매장 별 상황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예전 같았으면 '큰손'으로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명품을 쓸어 담았겠지만 올해는 저렴한 국내 브랜드에만 관광객들이 몰렸다.
이날 명품 브랜드 매장 속에서 가장 오래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는 곳은 'MCM'이었다. 예년같으면 대기인원만 30명이 넘어설 정도로 인기가 있던 루이비통은 이날 10명도 채 안되는 대기인원이 있을 뿐이었다.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인 '발렌시아', '펜디' 등에는 한, 두 명의 관광객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었고, '마크제이콥스', '멀버리' 매장에는 아예 사람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 면세점 옆 롯데 에비뉴엘은 아예 쇼핑하는 사람 자체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루이뷔통 매장 관계자는 "중국인 고객은 꾸준히 있는 편이지만 작년과 달리 보고 물건 구매는 하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특정 제품이 잘 나간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정도"라고 귀띔했다.

실제 줄을 서 있어도 모든 사람이 구매하는 것은 아니었다. 4명이 줄을 서서 매장에 들어가도 제품 구매는 정작 1명만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롯데면세점 MCM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선 30분 넘게 줄을 서야했다. 줄을 선 사람들의 수도 많았지만 대부분이 구매고객인 탓에 꼼꼼히 매장 안을 둘러보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한류의 영향도 있지만 명품보다는 실속 위주의 가방을 사려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MCM 매장 판매직원은 "어제까지만 해도 재고가 없어 원하는 제품을 못 사가는 경우가 많아 오늘 유난히 고객들이 더 많은 것 같다"며 "56만원대 한정판 백팩 제품은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화장품 매장도 국내 브랜드의 강세가 이어졌다. '라네즈', '설화수'를 비롯해 '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 '미샤', '토니모리', '스킨푸드', '잇츠스킨', '바닐라코' 등 국내 브랜드에만 중국인들이 가득했다. 샤넬, 디올 등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에는 몇 사람만이 제품을 구경할 뿐이었다. 설화수 매장 관계자는 "중국에도 설화수 매장이 있지만 프로모션까지 들어가서 면세점에서 사면 1.7배 정도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인들이 몰렸다"며 "90만원대 주름개선 세트와 50만원대 미백 세트가 잘 나간다"고 말했다.

라네즈 매장에는 '슬리핑 팩' 16개 묶음 세트가 1분에 한 개 꼴로 팔리고 있었다. 현지보다 15% 정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중국인 관광객 발걸음이 이어진 것이다. 스킨푸드는 '퍼펙트세럼', 바닐라코는 'CC크림', '프라이머' 등이 베스트셀러 제품이었다.

면세점 한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많이 오는 것은 맞지만 전과 달리 큰손이라고 하기에는 구매단가가 많이 낮아진 것이 사실이다. 엔저 쇼크로 일본인 관광객의 전멸하다시피한 상황에서 중국 관광객의 씀씀이도 짜지면서 예년의 대목장사는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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