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분기 경제성장률이 7.7%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측치인 8%를 밑도는 수치로 외국 언론은 '차이나 쇼크'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중국은 오히려 안정적인 성장 기조라며 안도하는 모습이다. 경제성장률에 대한 최종 소비의 기여도는 55.5%로 7.7%의 성장률 가운데 4.3%는 소비가 이끈 점도 강조했다. 이는 중국의 정책방향과도 부합된다. 중국 정부는 국내소비의 잠재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세계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보면 2011년 기준 중국 민간소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로 미국(72%), 일본(60%)에 비해 한참 낮다. 그 규모도 2조5000억달러로 일본의 71%, 미국의 24%에 불과하지만 성장 잠재력은 크다. 현재의 경제성장 추이와 중국이 목표로 하는 소비 비중으로 볼 때 2030년이면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소비시장이 된다. 위안화 절상 요인까지 감안하면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 그 무렵 중국은 연간 10조달러 이상의 소비시장으로 다가온다.
이때 중국의 소비 패턴은 어떤 변화를 보일까? 한마디로 중산층이 급증하면서 명품 소비와 건강 및 친환경 관련 제품 수요가 급증할 것이다.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인 매킨지는 오는 2025년 중국의 중산층(연간 6000~3만달러 소득)이 도시가구 전체의 7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중국의 1인당 GDP는 6000달러를 넘었고, 동부 연해 지역은 1만달러 이상이다. 인구 1000만명이 넘는 선전은 이미 2만달러를 넘은 것으로 발표됐다.
중산층 증가에 따라 소비 행태는 과거 '생존 필수형'에서 '행복 추구형'으로 바뀐다. 고가 휴대폰, 고급 가전제품, 자동차 등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 중국인들은 이미 세계 명품의 4분의 1 이상을 구입한다. 건강식품과 안전제품에 대한 관심도 급증한다. 외국계 대형 마트의 유기농 코너는 늘 사람들로 붐빈다. 중산층은 또 에너지 절약 및 친환경 기능이 강화된 제품을 선호한다.
중국이 세계 최대 소비시장에 다가갈수록 글로벌 기업들의 선점 경쟁이 치열해진다. 신성장동력을 찾는 한국 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중ㆍ장기적 계획을 세워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우선 중국 시장을 세분화해 차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중국은 절대로 하나의 시장이 아니다. 지역별로 소비 패턴이 다르다. 예를 들어 선전 인구의 80%는 외부에서 온 젊은이들로 표준어를 구사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외식을 즐긴다. 반면 불과 두 시간 거리의 광저우 주민들은 대부분 현지인으로 광둥어를 구사하고 가족과 식사하기를 선호한다.
세대별로도 소비 행태의 차이가 나타난다. 1980년대 이후 출생한 젊은 세대는 명품 구입에 돈을 아끼지 않는 행복 추구형 소비를 한다. 그러나 문화대혁명을 겪은 세대는 절약이 몸에 배어 있다. 따라서 한국 기업은 중국 전역에 유통채널 구축, 애프터서비스센터 설립 등 판매 인프라를 구축해 지역별ㆍ세대별로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철저한 현지화 경영이다. 여기에는 조달, 생산, 판매 등 기업경영의 현지화뿐만 아니라 현지 정부 및 사회와의 조화로운 관계 구축도 포함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지 사정을 잘 알고 한국 기업 문화에도 익숙한 인력을 확보해 실행력을 높이는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이 전략 방향만 잘 설정하면 이런 인력을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중국에서 공부하는 한국인 유학생과 한국에서 생활하는 중국인 유학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마음을 미리 잡아두고 끌어당기는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크게 성공할 것이다.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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