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유죄 진술 없어도 객관적 증거 꼼꼼히 살펴야”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진술조서에 증거능력이 없더라도 달리 유죄를 인정할 객관적 증거가 있다면 구체적으로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업무상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모(49)씨 등 버스기사 13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일 밝혔다.
대법원은 "원심은 운행 당일 발권되지 아니한 승차권들이 함께 편철된 사실만으로는 횡령 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으나 이는 횡령을 추단케 하는 유력한 객관적 증거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이어 “동료 운전사들도 승차권 부정제출에 의한 횡령을 시인하며 범행 수법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유사한 방법으로 승객들의 승차대금을 횡령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며 “원심은 통상적인 승차권 구입 방법·경로, 승차권의 교부·제출 과정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 업무상 횡령 가능성을 면밀히 심리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밝혔다.
송씨 등은 공항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며 현금 승차 승객 몫 운임을 미리 빼돌린 승차권과 바꿔 챙겨 회삿돈 각 수십~수백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1·2심은 "피고인이 내용을 부인하거나 변호인 참여 없이 신문을 진행하는 등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고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이들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역시 진술조서에 증거능력이 없다는 데엔 견해를 같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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