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 뱅크런 우려해 강력한 자본통제 방안 마련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키프로스가 유로존 국가 중 처음으로 자본 통제를 시행한다. 키프로스는 28일(현지시간) 은행이 문을 열었을 때 뱅크런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 한도를 넘는 신용카드 거래, 일일 인출액 한도, 해외 송금, 수표의 현금 교환 등을 제한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번 조치에 따르면 예금자들은 하루에 인출할 수 있는 돈이 300유로로 제안되며, 5000유로를 넘기는 송금은 중앙은행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해외 송금 또한 월 5000유로로 제한되지만, 해외에서 키프로스로 송금되는 금액은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해외 신용카드 거래도 월 5000유로로 제한되며, 여행 목적으로 해외에 나갈 경우에는 3000유로 이상 가지고 나갈 수 없게 만들었다. 유학생들의 경우에도 분기별 송금액은 1만유로로 한정되며, 친지만 송금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키프로스 은행들은 이날 거의 열흘만에 처음으로 문을 열어 6시간 동안만 영업할 예정이다. 키프로스 정부 관계자들은 자본통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예금 인출 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했다. 키프로스는 1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10만유로 이상을 은행에 맡긴 예금자들을 상대로 손실 부담을 지우는데 합의했다.
이번 자본통제 규정은 7일간의 제한을 두고 있지만, 필요할 경우 자본통제를 갱신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크리스 파블로 전 라이키 은행 부회장은 "자본통제는 필요한 조치"라면서 "키프로스 정부는 최대 수주간은 자본통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위기를 넘기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키플로스 내무부가 은행에 경찰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 배치는 신중하게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키프로스 정부가 꺼내든 자본통제 조치가 법적인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싱크탱크 브뤼겔의 군트람 울프 부소장은 "키프로스 정부는 자본 통제는 공공공책 및 공공의 안전에 관한 판단에 의해서만 정당화할 수 있다는 EU조약 63조와 65조를 잠재적으로 위반했다"고 말했다.
키프로스 정부의 자본통제 관련해 러시아 정부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키프로스가 자본 통제를 단행하면 300억 유로를 예치한 러시아 예금주들이 크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러시아 기업들은 자본통제 조치와 관련해 키프로스 정부에 소송을 제기하거나, 러시아 정부가 기업들을 대신해 소성을 제기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자본통제가) 추가적인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2011년 키프로스에 빌려줬던 25억유로의 차관 재조정과 이 사안을 연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자본통제에 대해 키프로스가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를 보고서 차관 재조정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키프로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가능성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이오니스 카솔리데스 키프로스 외무장관은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구제금융 협상에서 키프로스는 유로존을 떠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키프로스의 유로존 탈퇴를 한동한 신중하게 검토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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