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정 명예회장 12주기 맞아 살펴준 창업주 생전 집

정주영·이병철 창업DNA 이 집에서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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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명예회장 청운동 자택·이병철 선대회장 장충동 자택 현재 비어
LG·두산·금호 등 선대 정신 기려..그룹차원서 생전 모습 그대로 보존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김민영 기자]지난 20일 오후 6시 26분 께 서울 종로구 청운동 오르막길로 검은색 에쿠스 차량이 모습을 드러냈다.

철창살 대문의 막다른 저택 앞에 멈춰선 차량에서 내린 이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이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등이 도착했다.


청운동 55-15번지에 위치한 이 저택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부인인 고 변중석 여사가 생전 30년 이상 살았던 곳이다.

오르막길 끝에 위치했을 뿐 아니라 꺾여 있는 이중문 구조, 5m 이상의 요새 같은 높은 돌벽이 막아선 까닭에 외부에서 좀처럼 내부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이 저택은 지난 2007년 8월 변 여사가 타계한 이후 비어 있는 상태다. 관리인이 관리를 하고 있다. 일년에 두 번, 정 명예회장의 제사가 열리는 이 날과 변 여사의 제사인 8월16일에만 범 현대가(家)가 집결한다. 1년 365일중 단 2일만 온기가 있을뿐 나머지 363일은 적막 그 자체다.


이 집에는 정 명예회장이 생전 사용했던 20여년전 쇼파와 17인치 TV 등 가재도구가 그대로 보존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의 숨결을 느끼기 위해 후손들이 살림도구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시간,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생전에 생활했던 장충동 1가 주택.


대지 836평, 건평 124평, 가격만 87억원(2012년4월 공시지가 기준)에 달하는 저택이지만 현재 비어있다. 이 저택의 소유주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며, 지난 96년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떠난 이후 관리만 되고 있다.


고 이병철 회장이 생전 사용하던 물건과 가재도구는 용인 호암미술관 옆 한옥에 보관, 관리중이다. 이 한옥은 고 이 회장의 기일에 삼성가들이 모두 모이는 곳이다.


70∼80년대 경제개발 시기, 한국경제를 이끌었던 창업주들이 생전에 거주하던 주택들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생전 거주한 주택은 해당 그룹입장에서 보면 성전과 같은 곳이다. 따라서 생전 모습 그대로 보존, 고인을 기리고 있다.


광주광역시 금남로에 위치한 금호아시아그룹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이 거주하던 집도 보존중이다. 고 박 회장의 부인이 이 집에 거주했지만 지난 2010년 별세 이후 비어 있는 상태다. 고 박 회장의 생가는 나주지만 6ㆍ25 당시 소멸돼 사실상 이 집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태나 다름없다.


'부암장'이라 불리는 한진그룹 고 조중훈 회장의 자택은 현재 조양호 회장의 모친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G그룹의 경우 창업주의 생전 거주 주택을 다용도로 변경, 활용하고 있다.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가 생전 머물던 집은 서울 종로구 원서동에 위치하고 있다. LG그룹은 지난 1996년 이 터에 LG상남도서관을 지었다. 구 회장이 생전 많은 시간을 보냈던 부산 부전동 락희화학 공장 옆 주택은 LG연암 사이언스홀로 만들져 당시 사용했던 가재도구 등이 그대로 전시돼 있다.


고 박승직 두산그룹 창업자 생전 집은 1920년 9월 서울 종로구 연지동에 신축된 전통 한옥으로, 지금의 두산아트센터 자리에 있었다. 지난 1989년 두산그룹이 해당 부지에 연강빌딩을 지으면서 경기도 이천에 있는 OB맥주 공장 내로 생가를 복원해 옮겼다. 생가를 옮길 당시 두산의 태동과 기업 역사를 증명하는 물품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후 두산은 2003년 박두병 회장 30주기 추모식을 맞아 경기도 광주 탄벌동 선영으로 생가를 이전, 복원해 관리하고 있다.


SK그룹 선대회장인 최종현 회장은 생전 주택이 아닌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 빌라에 머물렀다. 따라서 여타 그룹과 같은 생가 복원 및 보존ㆍ관리, 기념관 등으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 부동산이나 주택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기업문화도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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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 허만정 창업주의 생가(경남 진주시 지수면)는 첫째인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일가에서 관리ㆍ보존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창업주의 생존 거주 주택은 생가와 함께 해당그룹의 성전이나 다름없다"며 "하지만 대부분 서울 주택가에 위치, 박물관 등으로 활용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고인을 기억하고 생전 근면검소했던 창업주의 인생철학과 경영철학 등이 담겨 있어 그룹 총수들이 그대로 보존,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김민영 기자 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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