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지난주 중국 컴퓨터 제조업체 레노버의 블랙베리 인수 가능성이 또 시장의 화두로 부각됐다. 양위안칭(楊元慶) 레노버 최고경영자(CEO)가 블랙베리 인수를 '타당한 전략'이라고 밝힌 뒤다.


양 CEO는 지난 11일 블랙베리 인수를 심각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장을 분석하고 레노버에 중요한 게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 CEO의 발언에 이날 미국 나스닥 증권거래소에서 블랙베리 주가는 무려 14.09% 폭등했다.

블랙베리는 현재 레노버가 추진 중인 이른바 'PC+' 전략에 가장 잘 어울리는 전략적 파트너다. 따라서 레노버가 블랙베리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은 농후하다. PC+란 PC 시장 규모가 줄고 있으니 다른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레노버는 스마트폰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현재까지 레노버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지난해 레노버의 점유율은 10.4%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2011년 5%에서 두 배 이상으로 뛴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아닌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야 한다는 점은 레노버의 과제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레노버의 인지도가 여전히 낮다는 것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상대적으로 블랙베리는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을 출시했던 업체라는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레노버는 블랙베리 인수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세계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도 다질 수 있다. 게다가 레노버가 블랙베리를 인수할 경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에 이은 2위 업체로 올라설 수 있다.


레노버는 이미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를 인수한 뒤 세계 최고 업체로 등극한 바 있다. 2005년 IBM의 PC 사업부를 인수한 것이다. 인수 직후 레노버가 어려움을 겪자 CEO는 윌리엄 아멜리오에서 양으로 교체됐다. 하지만 IBM의 PC 사업부 인수는 결국 레노버가 세계 PC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레노버는 세계 PC 시장에서 휴렛팩커드(HP)와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투는 업체로 성장했다. 지난해 3·4분기 레노버가 1위였지만 4분기 HP에 왕좌를 내주고 말았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계 PC 출하량이 5% 주는 가운데서도 레노버는 상위 5개 PC 업체 중 유럽·중동·아프리카에서 모두 성장한 유일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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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레노버가 입지를 확실히 다진 PC 시장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레노버는 PC 시장을 공략할 때처럼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글로벌 브랜드 인수로 다시 도약할 가능성은 다분해 보인다.


레노버의 브라이언 팅글러 대변인은 블랙베리 인수와 관련해 "레노버가 어떤 특별한 평가 작업을 벌인 적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모든 성장 기회를 살펴보고는 있다"고 밝혔다. 그는 "레노버가 자체 역량으로 성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전략에만 맞다면 기업 인수합병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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