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외환은행 노조의 하나금융지주 '발목잡기'가 갈수록 집요해지고 있다. 지주회사와의 협조관계는 무시한 채 독립경영체제 유지라는 명분에만 치중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외환은행 노조는 6일 한국은행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한은이 보유하고 있는 외환은행 지분에 대해 주식교환을 하지 말라는 내용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지금도 매일 서울 중구 을지로 소재 하나금융지주 앞에 모여 집회를 하고 있다. 하나금융이 올해 1월 주식교환 방식으로 외환은행 잔여 지분 40%를 확보하겠다고 한 것에 대한 항의 표시다. 주식교환 방침이 향후 5년간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는 합의서 내용을 어겼다는 이유다.

하나금융측에서 "계열사간 협업 활성화를 위한 취지"라고 밝혔지만 외환 노조측은 "합병을 위한 수순밟기"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지분 100%를 인수하면 외환은행은 자동으로 상장폐지된다.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에 편입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외환은 노조는 하나금융과 사사건건 충돌만 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지난해 3월 취임하면서 '모두가 하나되는 화합과 단결력'을 강조했지만 별 무소득이다. 김 회장이 "뛰어난 능력과 경험을 가진 외환은행 가족들이 함께 하면서 더욱 강력한 글로벌 경쟁력을 보여줄 기회를 얻게 됐다"고 언급했지만, 적어도 외환은행 노조에겐 남의 세상 얘기인 셈이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간 충돌은 이번 주식교환 문제 뿐만이 아니다. 외환 노조는 지난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전산통합,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하나고등학교에 대한 출연 문제를 놓고도 하나금융과 부딪혔다. 이유는 달랐지만 하나금융과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금융권에선 외환은행 노조를 금융계의 현대차 노조로 인식하고 있다. 그만큼 강성이란 얘기다.


이같은 노조의 반발에 대해서 금융권 내에서도 이견이 분분하다. 독립경영체제를 지키기 위한 당연한 선택이라는 긍정적인 시선과 계열사로 편입되고도 하나금융그룹의 경영전략에 매번 반대하면서 투쟁까지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외환 노조가 하나금융의 주식교환에 대해서도 반발하는 것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이해되지 않는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귀족노조'의 이율배반적 행태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하나고 출연 문제에서 보여준 외환 노조의 모습 때문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외환 노조가 하나고 출연이 불법적인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자녀들을 그 학교에 입학시켰다"며 "이러한 노조의 모습을 보면 모순적이고 이율배반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외환 노조는 지난달 말부터 공중파를 통해 하나금융의 주식교환 반대를 호소하는 TV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내달 말까지 총 48회에 걸쳐 방영된다. 노조의 입장과 투쟁의지를 더 널리 확고하게 알리기 위한 취지다.


외환 노조는 노조비 외에도 소위 '투쟁기금'을 별도로 모으고 있다. 한 번에 수백만원까지 내는 직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노조원들이 자발적으로 내는 돈이다. 이번 공중파 TV 광고도 이러한 비용 등을 모아 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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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비용이 만만치 않을 텐데 공중파 TV 광고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 귀족노조라고 부를 만 하다"며 "외환 노조가 별도의 비용을 들여 2013년도 다이어리 8000부를 새로 찍은 일도 있다"고 말했다.


외환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약속했던 5년간 외환은행의 독립경영 보장이 지켜져야 한다"며 "외환은행 직원들은 모두가 한마음이기 때문에 계속 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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