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김종훈 사퇴 후 '광화문 아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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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전날 사퇴를 전격 선언한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내정자가 '실망스런 조국'을 뒤로 하고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5일 오전 10시. 그가 2주간 머물며 인사청문회를 준비했던 광화문 사거리 동화면세점 사무실은 갑자기 찾아온 정적에 한없이 을씨년스럽다.


이틀전만 해도 북적였던 모습은 그 흔적조차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그로부터 400m 떨어진 방송통신위원회도 암운이 짙게 드리워졌다. 갑작스런 소식에 길게 내뱉는 한숨으로도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는 표정들이다.

김 내정자의 사퇴는 청문회 준비팀도 전혀 낌새를 채지 못했다. 김 전 내정자가 국회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던 시각에도 늘 그렇듯 사무실 앞 엘레베이터에서 그를 마중 나와 있었다. 그의 사퇴는 준비팀은 물론 방통위, 교육과학기술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등 미래부에 소속된 광화문 일대 900여명 공무원들에게 충격을 던졌다.


"모든 것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는 방통위 한 고위공직자의 탄성은 혼돈의 시대를 말해준다. 방통위 공무원들은 과천정부청사로 이사 갈 짐만 수차례 쌌다 풀었다를 반복하고 있다. 이사 날짜는 벌써 두번이나 늦춰졌다.

김 전 내정자 사퇴 후 삼삼오오 하소연을 하는 공무원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수장도 없는데다 정부조직법이 통과되지 않아 실체없는 '유령부처' 신세로 전락하는 현실에 대한 울분이었다.


산적한 현안이 손에 잡힐리 없다. 이동통신사용 주파수 경매, 지상파 재송신 제도 개선,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와 연관된 망중립성 이슈 등은 올스톱 상태다. 한 공무원은 "이슈가 될 만한 일은 미래부에 가면 터뜨리려고 하지, 누가 지금 내놓고 싶겠냐"며 "할 상황도 아니고 할 의지도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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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직법 통과, 새 장관 내정자 지명, 업무보고, 인사청문회, 차관 인사와 조직정비, 과천으로 이사. 미래부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최소 한 두달은 걸릴 것이라는 게 이들의 예상이다. 갑갑한 이야기가 오가는 사이 3월 7일로 예정됐던 방통위 상임위원 전체회의는 14일로 연기됐다가 아예 취소됐다.


휑한 청문회 사무실, 공황상태인 방통위. 이것이 대한민국 신성장 동력인 미래창조과학부의 현주소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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