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가져 온 불상, 약탈품 아니란 증거 나와야
대전지법, 부석사의 유체동산점유 이전금지 가처분 신청 들어줘… 강탈 문화재는 원주인에게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넘어간 불상은 약탈품일까. 아니면 불교교류의 증거일까.
해외원정 문화재절도단이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반출된 국보급불상 2점을 훔쳐 국내로 들여오다 붙잡힌 뒤 벌어진 논란이다.
절도단이 들여 온 ‘금동여래입상’ 과 ‘관음보살좌상’은 일본 대마도 관음사에 모셔져 있던 불상이다. 이 가운데 관음보살좌상은 충남 서산 부석사에 있던 것으로 복장유물을 통해 확인됐다.
관음보살좌상. 복장유물로 발견된 조성문엔 "남섬부주 고려국 서산 부석사 당주 관음주성결연문 무릇 모든 불ㆍ보살님들은 큰 서원을 세워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고자 하는데 비록 너나없이 평등하게 보고자 하지만 부처님 말씀에 인연 없는 중생은 제도할 수 없다고 하셨으니 이 말씀에 따라 모두 함께 큰 서원을 세워 관음존상을 주조하여 부석사에 봉안하고 영원토록 봉안, 공양하고자 서원합니다. 이로써 현세에는 재앙을 소멸하고 복 받도록 할 것이며, 후세에는 모두 함께 극락에 왕생하기를 서원합니다. 충선왕 즉위년인 1330년 2월일에 씁니다"라고 적혀 있다.
일본은 ‘도난문화재’라며 돌려달라고 우리 정부에 요청했다. 이에 비해 ‘관음보살좌상’이 있던 부석사를 중심으로는 반환거부운동이 벌어졌다. 부석사는 법원에 일본 반환금지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은 부석사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대전지방법원 제21민사부(김진철 부장판사)는 지난 26일 대한불교조계종 부석사가 정부를 상대로 낸 유체동산점유 이전금지가처분신청에서 원고청구를 들어줬다.
일본 관음사가 정당하게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을 취득했다는 게 소송에서 확정되기 전까지 일본으로의 점유이전을 막아달라는 서산 부석사 요구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금동관음보살상을 보관하고 있던 일본 관음사가 이 불상을 정당하게 취득했다는 것을 소송에서 확정해야 한다”며 “그전까지 채무자(정부)는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상에 대한 점유를 풀고 부석사에서 위임하는 집행관에게 인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환 문제’가 결론나기까지는 1년 이상 걸린다. 불상 2점을 회수, 보관 중인 문화재청은 일본 반출경위 등을 파악하는 데 힘쓰는 한편 절도단에 대한 재판결과 등을 지켜볼 예정이다. 그 전에 불상반환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국제협약에 따르면 도난문화재는 원소유자에게 돌려주는 게 원칙이지만 강탈사실이 확인되고 반출이전의 소장처가 확인되면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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