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도시, 새 정부 기대감 슬슬 커진다
시범도시 지정 9년째 지지부진
무주 이어 무안도 해제 요청
영암·해남은 착공도 못해
서울 가까운 충주·원주만 순항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기업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최대한 발현토록 하면서 침체된 지방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된 기업도시가 차기 정부에서 기사회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국에 6곳의 시범도시가 지정된지 9년째를 맞고 있지만 지정이 해제된 곳을 포함해 부진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사업이 지연되면서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고 있는 주민들의 피해가 크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박근혜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국토해양부와 기업도시에 참여한 기업 등에 따르면 충주, 원주, 무안, 태안, 영암·해남 등 5개 기업도시 중 개발사업이 진행되는 곳은 충주와 원주, 태안 뿐이다. 무안은 사업 취소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영암·해남은 아직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입지에 따라 엇갈린 운명 = 이런 가운데 전남 무안 기업도시는 이달 말 국토부 도시개발위원회 심의를 거쳐 해제될 전망이다. 지난 2011년 사업이 무산된 전북 무주 기업도시에 이에 두 번째다.
전남 무안군은 지난 2005년 7월 '산업교역형' 기업도시로 선정됐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투자자가 사업에서 발을 빼면서 새로운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결국 사업이 무산됐다.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고 있는 주민들의 불만도 개발구역 해제를 신청하는 데 결정적이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영암·해남 기업도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세 개로 나뉜 지구 중 구성지구 만이 지난해 12월 사업실시계획을 승인 받았다. 하지만 아직 보상 절차가 남아 있는 상태다. 삼호·삼포지구는 일대 땅 주인인 한국농어촌공사와 간척지 보상 가격 협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삼포지구의 경우 지난해 7월 사업추진을 위해 만든 법인의 최대 지분을 갖고 있던 SK건설이 발을 뺀 이후 새로운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있어 향후 일정도 불투명한 상태다.
충주·원주 기업도시는 그나마 순항 중이다. 충주의 경우 4300억원을 들여 부지조성 등 공사가 모두 끝났으며 70% 가량의 분양률을 보이고 있다. 원주 기업도시는 참여기업 중 벽산건설과 경남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었지만 최근 롯데건설이 새롭게 참여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2000년대 후반 금융위기 이후 추진 기업들이 어려워지면서 기업도시 조성사업부터 힘들어졌다"면서 "충주와 원주의 경우 서울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과 인근 산업단지와의 시너지 효과로 크게 차질을 빚지 않고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법 개정으로 역부족…새 정부의 역할 필요 = 국토부는 지난해 10월 '기업도시특별법 시행령'을 일부 개정했다. 이에 따라 기업도시 개발로 인한 이익을 재투자하는 비율을 12.5%p만큼 하향 조정할 수 있게 됐다.
또 개발이익이 당초 계획보다 감소하면 그 크기가 작더라도 재투자 비용부담을 조정해 개발사업자의 이익을 보전할 수 있게 했다. 인근 산업단지 등 다른 개발사업과 연계시 개발구역 면적 기준을 완화할 수 있는 등 개발사업자의 초기 투자 자금 부담을 줄여 투자를 활성화시킨다는 목적이다.
하지만 국내·외 경기가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선뜻 투자에 나서는 기업을 찾지는 못하고 있다. 이에 새 정부의 추가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업도시 사업에 참여한 한 기업 관계자는 "2005년 최초 기업도시를 추진할 때와 지금은 '하늘과 땅 차이'"라며 "개정된 조건으로도 사업에 참여하거나 용지를 분양 받기에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당선인이 국토균형발전에 관심이 높은만큼 차기 정부에서 추가적인 인센티브 등을 통한 출구전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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