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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기간입찰제 역사속으로 사라진 이유는

최종수정 2013.01.27 10:11 기사입력 2013.01.27 10:11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지난 2004년 법원 경매에서 브로커의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마련됐던 '기간입찰제'를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입찰을 하기 위해 3번 이상 법원을 찾아야 하는 불편함이 줄어들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법원 경매장에서 유일하게 기간입찰제를 실시했던 서울서부지법이 올해 1월1일부터 모든 경매사건을 기일입찰 형식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온 기간입찰제는 도입 9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이 제도는 하루에 특정장소에서 입찰을 실시하는 '기일입찰제'와 달리 일주일에서 한 달 이내의 기간 동안 입찰을 접수, 입찰기간이 끝난 뒤 일주일 내로 정해지는 매각기일에 개찰해 낙찰자(최고가 매수신고인)를 정하는 방식이다.

법원은 지난 2004년 기간입찰제 도입 당시 경매브로커의 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방책이라고 밝혔다. 당시 기간입찰제를 실시하고 있던 일본의 경우 실제 기간입찰제 시행 이후 경매브로커의 활동이 억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리 법원 역시 기간입찰제 시행을 통해 경매브로커에 의한 폐해가 근절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기간입찰제는 기대했던 효과는 얻지 못하고 오히려 입찰자의 불편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기간입찰을 하기 위해선 입찰표와 입찰봉투를 수령하기 위해 집행관 사무실을 방문해야 한다. 그 다음 사전에 고지된 입찰기간 내에 법원 경매 집행관 사무실에 출두해 입찰봉투를 직접 제출하거나 집행관을 수취인으로 하는 등기우편 제출해야 한다.
이후 입찰 기간이 끝나고 개찰하는 날 경매 법정을 찾아서 낙찰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만약 최고가 입찰자가 2인 이상인 경우 그 입찰자들만을 상대로 기일입찰 방식으로 재입찰을 하게 된다. 이렇게 경매 입찰을 위해 최소 세 번 법원을 방문하거나 등기 우편 비용을 들여야 하는 불편함이 따랐다.

기간입찰제는 또 보증금을 바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기일입찰에 비해 입찰 보증금의 보관기간이 길어질 뿐 아니라 매각기일(개찰일)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낙찰을 받을 수조차 없었다.

서울서부지법 관계자는 "기간입찰제는 경매 결과가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신속한 문화에 익숙한 한국인에게는 맞지 않았다"면서 "그 동안 입찰자 수, 낙찰가율 등을 봤을 때도 호응도가 낮아 올해부터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재도입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종보 부동산태인 연구원은 "어떤 제도든 사용자들의 불편이 가중되면 사라지는 것"이라며 "기간입찰제 역시 이 같은 이유에서 앞으로도 사용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매인들에게 큰 도움을 주지는 못했지만 편의성을 위해 개발됐던 제도인 만큼 앞으로는 보다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가 개발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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