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쫓아낸 LED 시장, 외국기업이 차지
중소는 몰락중, 탁상행정의 현실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LED가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지 1년만에 국내 LED 조명시장이 해외 대기업의 안방으로 변했다.
삼성, LG 등의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들의 LED 조명사업이 제한된데다 중소기업 역시 경쟁력이 없어 오스람, 필립스 등 해외 대기업에 국내 시장을 통째려 넘겨준 꼴이 됐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1월 LED가 중기적합업종으로 선정된 이후 국내 LED 조명 시장에서 대기업은 물론 중소 기업까지 모두 설자리를 잃었다.대신 그 자리를 해외 대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LED 조명의 중기적합업종 선정으로 자산 총액 5조원 이상의 대기업은 관수 시장에서 전면 철수, 민수 시장에서는 백열등을 대체하는 전구형 제품만 만들 수 있다. 중견기업의 경우 관수 시장 입찰만 제한됐다.
당초 취지는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의 시장 참여를 제한해 중소기업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행 1년이 지난 뒤 해외 유력 기업들에게 시장을 통째로 넘겨주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삼성, LG 등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빠진 민수 시장의 경우 오스람, 필립스, GE가 점령한지 오래다.
이들 업체들은 형광등을 대체하는 LED 조명을 비롯해 다양한 제품을 내 놓고 있지만 삼성과 LG는 할로겐 램프와 백열 전구를 대체할 수 있는 벌브형 제품만 팔수 있기 때문에 조명 사업 자체를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관수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일부 중소 기업들이 관수 시장에서 제품 공급을 늘려가고 있었지만 해외 대기업들이 관수 시장까지 진출하면서 중소기업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는 신청사 LED 조명을 오스람에게 맡겼다. 정부 기관 조차 중소기업 제품 보다 외국 대기업 제품을 선호하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기업은 물론 중견, 중소기업까지 불만이 터져 나온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들이 조명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중기적합업종으로 선정해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까지 약화시키고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시장서도 스스로 우리 경쟁력을 깍아먹고 있는 행위"라고 말했다.
중소 LED 조명 업체 관계자 역시 "중소기업 적합 업종이라면서 정작 관수 시장서도 글로벌 대기업 제품을 사용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비단 LED 뿐만 아니라 중기적합업종으로 선정된 이후 각종 산업에 폐혜를 일으키고 있는 부분이 많다"면서 "시간이 다소 지난 만큼 중기적합업종 선정 품목들을 다시 점검해 효과가 있는 부분은 그대로 두더라도 역효과가 난 품목들은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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