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올해 세계 경제는 희망에서 실망으로, 다시 희망으로 실마리를 찾았다. 신흥국들이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회복에 시동이 걸린 세계 경제는 중국의 경기둔화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부채위기 심화로 오르내림을 거듭했다. 거시경제 지표와 증시도 마찬가지다. 미국 경제의 완만한 회복세, 연말 들어 나타난 중국 경제의 성장 회복 조짐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내년 글로벌 경제 동향을 두고 전문가들 의견은 낙관론과 비관론으로 엇갈리고 있다. 이에 미 경제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월스트리트 투자 전문가 8인의 내년 세계 경제 전망과 투자 조언을 최근 소개했다.

◆안나 돕킨(티로프라이스 포트폴리오 매니저 겸 주식시장 리서치 담당)= 미 재정절벽 문제, 신흥국ㆍ선진국 시장의 동반 경기둔화는 우려할만하다. 그러나 미 주택시장 상황이 계속 개선되고 있는데다 기업의 재무상황이 양호해 소비시장의 경기 기대가 나아지는 것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미 주식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예상 실적 대비 13배를 유지할 듯하다.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 배당수익률은 은행 양도성 예금 증서(CD)금리와 미 국채 수익률보다 높을 것이다. 많은 시장 참여자가 내년 주식 시황에 대해 긴장을 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어떤 호재든 시장에 미칠 파급력은 클 것이다.

◆제임스 폴센(웰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투자전략 책임자)= 내년 미 경제성장률이 3%에 근접할 듯하다. 통화정책에서 초저금리 정책 등 경기부양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미 경기회복세는 어느 때보다 확연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신흥시장국 경제도 다시 살아나면서 세계적으로 제조업 경기에 회복의 시동이 걸릴 것이다. S&P 500 지수는 연중 1700선 가까이 오르면서 역대 최고가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 포트폴리오는 채권 비중을 줄이고 신흥시장ㆍ산업ㆍ소재ㆍ금융 관련주 비중을 늘리면 좋을 듯하다.


◆크리스토퍼 웨일런(캐링턴 인베스트먼트 서비스 이사)= 주택시장을 제외하면 내년 미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다. 주택 가격과 신규 건설은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신용경색으로 대출이 저조하고 여러 주(州)에 압류 주택 물량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동북부 지역의 경우 주택 압류 절차에 법원의 검토가 필요한 곳이 많다. 따라서 물량 해소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은행 부문은 신용비용(대출 잔액 중 대손충당금을 쌓는 비용)에서 지속적인 개선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제로금리 정책과 미약한 대출 수요로 매출ㆍ순이익은 늘지 않을 것이다. 올해 FRB의 정책 덕에 임대 자산 투자 성과가 좋았다. 하지만 내년은 장담할 수 없다. 세상에 완전한 안전자산 도피처는 없다.


◆데이비드 헤로(해리스 어소시에이츠 최고투자책임자)=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최소 3~3.5%에 이를 것이라는 전제 아래 글로벌 증시 투자 비중을 늘리면 좋을 듯하다. 내년 이후에도 신흥시장 경제가 급증하는 중산층 인구 덕에 세계 경제성장을 견인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은 선진 경제국 가운데서도 가장 저평가된 나라이니 투자 기회를 모색해볼만하다. 일본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낮고 기업 지배구조는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다이앤 스웡크(메시로 파이낸셜 수석 이코노미스트)= 내년 증시는 한 자릿수대 후반의 상승률을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미 정치권은 어떻게든 재정절벽 위기를 피해갈 것이다. 실질적인 재정적자 감축에서 진전이 이뤄지리라 생각한다. 이를 믿지 못 하겠다면 투자에서 손 떼는 게 낫다.


주택시장 경기는 명확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둘러 주택을 처분하기보다 사들여 임대 수익을 챙기는 쪽이 낫다. 괴물 허리케인 '샌디'가 몰고온 피해 복구에 따른 자금 지출은 건축자재나 주택 부문, 관련 산업인 가전ㆍ가구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배리 리톨츠(시장분석업체 퓨전IQ 이사)= 채권 40%, 현금 25%, 경기방어주 위주의 수세적 주식 포트폴리오를 준비 중이다. 이는 향후 12~18개월 간 경기침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진, 재정절벽 협상 실패에 따른 경기 충격, FRB의 부양정책 종료, 기업 실적 악화 같은 다양한 원인이 경기 재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S&P 500 지수는 현 수준 대비 25~35%의 조정국면에 들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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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포레스터(포레스터 밸류펀드 매니저)= 미 경제의 파행이 지속될 것이다. 유럽ㆍ일본 경기가 침체를 이어가고 중국 경제의 둔화세는 지속될 것이다. 추가 양적완화에도 각국의 높은 부채수준이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미 기업들은 실적 기대치를 맞추기 어려운 상황에서 하부구조에서부터 비용절감에 나설 것이다. 시장은 내년 상반기 상승세를 보이다 하반기 하락하는 '상고하저' 양상을 나타낼 듯하다.


◆더글러스 놀런드(페더레이티드 프루던트 베어펀드 포트폴리오 매니저)= 내년은 전반적으로 2011~2012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세계 경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금융버블'을 아슬아슬하게 유지할 것으로 본다. 유럽 부채위기는 결코 해결되지 못하고 중국 경제는 더 취약해질 것이다. 미 '버블경제' 구조는 빠듯해진 재정정책 아래 무너질 위험이 커져 결코 순탄치 않은 내년이 될 것이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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