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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세종시, 대중교통 공백에 택시 배짱영업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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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정부청사 정문 옆 간선급행버스(BRT) 전용도로 모습. BRT전용도로에 깔린 초록색 카페트가 인상적이다.

세종정부청사 정문 옆 간선급행버스(BRT) 전용도로 모습. BRT전용도로에 깔린 초록색 카페트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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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미터기 켜지 않습니다. 그냥 3만원 주시죠."

도시조성 초기단계인 세종시를 대중교통으로 드나드는 것은 아직 불편하다. 간선급행버스(BRT)의 운행시간이 서울처럼 촘촘하게 짜여있지 않아서다. 오송역이나 대전 노은지구 등지에서 세종시 정부청사를 갈 때 택시를 이용하는 이들이 적잖다. 하지만 택시업계는 손님들에게 바가지 요금을 씌우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오후 충북 오송 KTX전철역. 국토해양부가 세종시에서 공식 업무를 보기 시작한 첫 날 이곳을 찾은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청사를 오가는 공무원을 위해 무료 시범운행 중인 BRT는 오전11시 이후 4시간 정도 편성이 되지 않았고, 시외버스는 한 시간 이상 기다리는 수고를 감내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이날 오전 BRT가 오르막길에서 세 차례 고장을 일으켜 30분 지연 운행된 점도 택시를 선택하도록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택시기사들은 손님을 태우고 미터기를 켜지만 손님들은 일정 구간을 지날 때마다 요금이 빠르게 올라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시원스레 펼쳐진 풍경을 지나지만 택시비를 내야할 손님은 속이 편할 리 없다.
한 택시기사는 "행정구역이 달라지는 만큼 할증요금이 붙게 된다"고 설명이다. 일반요금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결국 17㎞를 달려 나온 요금은 2만1600원. 서울에서 동일 거리를 이용했을 때 지불하는 택시요금보다 5000원 정도가 더 비쌌다.

새벽에는 더하다. 보통 일이 늦어져 대전 등지에서 묵고 세종시로 아침 7시 이전 출근하려면 택시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이 시간에 정부청사를 오가는 대중교통 수단은 없어서다. 세종청사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버스는 세종시 첫 마을에서 출발하는 오전 7시 BRT다. 대전시에서 버스편을 이용할라치면 오전 9시에나 도착할 각오를 해야할 판이다.

택시기사들은 대전 동구 용전동에서 세종청사까지 가줄 것을 요청하자 '합의 요금'을 요구했다. 다른 택시들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3만원을 낼 수밖에 없었다. 택시기사는 "나올 때 손님이 없는 길"이라며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세종시 시대가 본격화된 가운데 엉성한 대중교통체계를 활용해 택시의 배짱영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셈이다.

세종정부청사 정문. 바로 뒤로 국토해양부, 환경부, 농림수산식품부 등이 들어선 제5동 건물이 위치해 있다.

세종정부청사 정문. 바로 뒤로 국토해양부, 환경부, 농림수산식품부 등이 들어선 제5동 건물이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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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지자체와 협의해 세종시와 연결되는 교통거점을 광역권으로 묶어 할증요금을 부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자체가 이 같은 주문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문제는 이 같은 바가지요금을 정부청사를 찾는 민원인들 대부분이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현재 오송역에서 정부청사를 오가는 BRT는 한 시간에 한 대 밖에 안된다. 오송역, 조치원읍, 대전시와 세종시를 노선으로 하는 시외버스는 가뭄에 콩나는 수준이다.

정부청사를 찾은 한 시민은 "서울에서 출발한 민원인은 BRT가 운행되지 않는 시간에 오송역에 도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들 모두가 현재 택시요금 체계로는 바가지를 쓸 수밖에 없는 만큼 관계 기관의 적극적인 대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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