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기자회견 열고 삼성 공익캠페인에 “사려 깊지 못한 일, 주민들 서운함, 분노 느꼈을 것”
충남도가 삼성의 공익캠페인방송을 주선해 서해안 유류피해사고로 시름에 잠긴 도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또 지난 10월26일엔 서울 삼성동 삼성중공업 서초사옥 앞에서 1100여 주민들과 규탄집회를 하다 국응복(58) 서해안유류피해총연합회장이 자해를 하기도 했다.
피해주민들을 비롯한 서해안주민들이 삼성이란 이름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안 지사는 이날 “사려 깊지 못한 일”이었다며 주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안 지사는 충남도 본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도민의 입장에서 볼 때 삼성중공업이 피해보상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현실에서 삼성계열사 협찬을 받은 도청 이전 홍보광고가 나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에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이어 “피해주민들이 삼성그룹 본사에 가서 그룹차원의 책임을 촉구하고 피해주민 대표가 할복까지 하면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 등 계열사의 협찬광고가 나갔다는 그 사실자체로 서운함과 분노를 느겼을 것”이라며 “저는 이런 주민들 분노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거듭 사과와 위로의 뜻을 밝혔다.
문제가 된 캠페인광고와 관련해선 “충남도청 이전의미와 내포시대 비전을 널리 알리고 충남도민의 역량을 함께 모아가자는 취지의 공익캠페인”이라고 설명했다.
안 지사는 또 “이번 사안의 가장 큰 책임은 저에게 있다. 인사조치 등 피해주민들께서 요구하신 사안들에 대해선 도지사인 제가 무거운 책임감으로 처리해가겠다”며 “이 문제는 물론 피해주민 배·보상문제에 이르기까지 빨리 매듭지어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지사는 전날 서해안 유류피해주민 대표들을 만나 사과하기도 했다.
한편 충남도는 지난 9월 충남도내 여러 유력기업에 내포신도시 도청이전 공익캠페인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천안·아산에 자리한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계열사들이 방송국에 협찬한 ‘공익 스팟’이 11월 하순부터 방송되면서 서해안 유류피해주민들 반발을 샀다. 문제가 된 공익스팟은 지난 7일 충남도 요청에 따라 방송이 중단됐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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