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 이민찬 기자]법정관리 중인 성원건설과 신성건설의 인수대상자가 나타나면서 매각 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부실 건설사가 건실하게 바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와 함께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또 다른 ‘승자의 저주’를 만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성원건설의 경우 삼라마이더스(SM)그룹을, 신성건설은 JH컨소시엄을 각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내정했다.
SM그룹은 1988년 우오현 회장이 설립한 삼라건설과 진덕산업을 모태로 상장사 남선알미늄, TK케미칼과 건전지제조업체 벡셀, 경남모직 등을 인수했으며 건설사인 우방, 신창건설 등을 인수해 계열사로 두고 있다.
최근 대우일렉트로닉스, 한국종합캐피탈, 그린손해보험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고배를 마셨고 신일건설과 성지건설 매각입찰 등에서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협상과정에서 결렬돼 최종 인수에 실패했었다.
건설업계는 법정관리 중인 두 업체에 대한 인수자가 나타난 것을 두고 우선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M&A 시장에서 인수자를 찾지 못해 매각작업이 장기표류 중인 업체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각작업에 일단 물꼬를 텄다는 의미에서다.
현재 성원건설과 신성건설 외에도 쌍용건설·범양건영·남광토건·벽산건설·LIG건설 등이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다. 대부분 2~3차례, 많게는 5회 정도 공개 M&A를 추진했으나 번번이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김민형 건설산업연구원 박사는 "국내외에서 다양한 사업을 해오면서 인지도를 쌓은 성원건설을 230억원에 사들일 수 있다면 상당히 싼 가격"이라며 "건설 경기가 살아나 한두건의 공사만 수주해도 충분히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거를 실시한 미국, 중국 등 많은 국가들이 경기 부양에 나서면 건설 경기도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LIG그룹(신창건설)이나 효성(진흥기업), 웅진(극동건설)처럼 건설사를 M&A 한 뒤 금융위기와 그에 따른 건설경기 침체의 파고를 넘지 못해 승자의 독배를 마시게 되는 전철을 밟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M&A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기술이나 상품, 또는 수주 잔고가 있는 매물이어야 한다"며 "성원건설과 신성건설은 이런 요건에 딱 들어맞는 업체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창익 기자 window@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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