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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억 기상청 슈퍼컴, 5년 사용하면 '슈퍼껌'

최종수정 2012.11.22 11:30 기사입력 2012.11.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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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슈퍼컴퓨터 공짜로 가져가실 분 없나요"
2004년 도입된 기상청 슈퍼컴퓨터 2호기의 사용기간이 12월 말로 종료된다. 기상청에서는 이달 초부터 연구기관과 대학을 대상으로 무상인수를 타진하고 있으나 반응을 얻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원래 슈퍼컴퓨터의 내구 연한은 5년 정도다. 일반 컴퓨터를 생각하면 쉽다. 5년이 지나면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 2004년 550억원의 예산을 투자해 도입한 슈퍼컴 2호기의 처리 속도는 18.5테라플롭스(Tflop)였다. 1테라플롭스는 초당 1조번의 부동소수점 연산을 할 수 있다는 뜻으로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나타내는 단위로 쓰인다. 2010년 도입된 슈퍼컴퓨터 3호기의 처리 속도는 379테라플롭스로 훨씬 더 빨라졌다. 3호기 도입에는 424억원이 들어갔다.

2호기는 도입 3~4년만에 이미 국제슈퍼컴퓨팅컨퍼런스(ISC)에서 발표하는 슈퍼컴퓨터 순위 500위 바깥으로 밀려났다. 내구 연한이 끝난 2010년 이후부터 2년간은 3호기의 '보조' 역할로 사용돼왔다.

공짜로 가져가라고 하는데도 나서는 기관이 없는 이유는 관리에 소요되는 비용부담 때문이다. 기상청은 2호기 유지보수에 연간 10억원 가량을 쓰고 있다. 전기요금만 한달에 5000만원에서 1억원이 든다. 이밖에도 발전기 등의 기반설비등이 요구돼 들이기가 쉽지 않다. 요즘 2호기와 비슷한 성능의 컴퓨터는 규모가 크게 줄어들어 관리비용도 덜 들면서 가격이 15억원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3호기 도입 시점부터 이같은 상황은 예측돼왔다. 기술발전 속도와의 격차를 해소할 수 없기 때문. 2호기 도입 당시 1호기도 일부 전시용도로 사용될 부분을 남기고 폐기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500위 밖으로 벗어나면 슈퍼컴퓨터가 아니라 대형컴퓨터나 마찬가지"라며 "1호기와 마찬가지로 전시용도 부품을 제외하고 폐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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