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사태.만도실적은 리스크
20일 한라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15일부터 자사주를 매입하기 시작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20일까지 장내매수를 통해 총 2만주 정도다. 자사주 매입규모는 19일 종가기준으로 1억6000만원 내외에 불과하지만 첫 책임경영 행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신사현 만도 대표 역시 투톱체제에 힘을 싣고 있다. 신 대표는 지난주 주가 방어 목적으로 자사주 20만주를 취득키로 했다. 전문경영인으로 선임된 지 보름 만의 결정이다. 만도 관계자는 “회사가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이후 주가 안정을 위해 내린 첫 결정”이라며 “20만주 전량을 장내매수를 통해 사들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20만주 자사주 결정과 함께 만도차이나홀딩스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을 개시했다. 만도차이나홀딩스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모회사인 만도로부터 특허권을 120억원에 양수키로 했다. 이는 만도차이나홀딩스가 사업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특허지분을 양도받은 것으로 기업공개(IPO) 이전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행보다.
만도의 4분기 전망도 우울하다. 5분기 연속 실적이 추정치에 미달하면서 시장의 신뢰마저 크게 잃은 상황이다. 만도의 3분기 매출액은 1조1827억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2.5%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409억원으로 50.80% 급감해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에는 추가적인 일회적 비용이 반영되지 않아 영업이익이 어느 정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전반적인 경기부진에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혹도 해소해야할 숙제다. 글로벌 생산 및 판매망 구축을 위한 투자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인도와 중국 등 해외 자회사 지분매각을 추진하는 배경에 대한 우려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모회사 한라건설 리스크가 만도 등 계열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한라그룹이 두 대표이사의 책임경영을 통해 본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라고 전했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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