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무용가 홍신자(여 72)씨의 존 케이지 탄생 100주념 기념 공연 '네 개의 벽'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지난 11일 중국에서의 추모공연에 이어 서울 국립극장에서 18~19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관객들의 요청으로 21일까지 연장된 것이다.
홍신자 씨는 "한국에서는 아직도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대예술의 선구자 존 케이지(전위음악가, 1912~92)의 전위적 예술정신을 재조명하고 싶었다"며 "존 케이지는 백남준의 '히어로'였고, 백 선생이 그의 100주년 퍼포먼스를 하는 것이 생전 소원이었는데 못 이루고 갔으니 내가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소개했다.
홍 씨는 이어 "이 곡은 존 케이지가 방황하던 시기, 일본에 가서 수도사가 되겠다며 마지막 작품이라고 쓴 작품"이라며 "1996년 국내에서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초연을 올렸는데 이전 공연이 움직임 위주였다면 이번에는 연극적인 요소를 가미해 좀더 극적인 면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1시간여의 공연 속에 춤을 통해 삶의 과정인 갈등과 고뇌와 행복함 등 모든 것이 자유롭게 표현하며 인생의 단면들을 보여준다. 각각의 장면들은 굉장히 서정적으로 때로는 폭력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열정적인 모습으로 드라마틱하게 표현된다.
홍신자와 존케이지의 인연은 1984년 뉴욕, 존 케이지 페스티벌에 올릴 '네 개의 벽' 안무가를 찾던 존 케이지의 전문 피아니스트 마가렛 랭탕의 제안이 받아들여지면서 시작됐다. 이 공연은 1973년 뉴욕에서의 데뷔 무대 '제례'는 '동양 미학을 서양 전위무용에 구현했다', '최고의 미니마이저이면서, 최고의 맥시마이저'라는 찬사를 받으며, 27세의 늦깎이 무용도로 시작했던 그를 세계적인 무용가로 자리매김하게 한 것이었다. 이후 홍신자씨는 동양과 역학에도 관심이 많았던 존 케이지, 백남준 등 다양한 전위예술가들과 교감을 나누며 스스로는 동-서양이 융합된 아방가르드 무용의 장을 개척해 왔다.
1993년 한국에 영구 귀국한 그는 사단법인 웃는돌무용단을 설립해 공연 및 명상워크샵 등의 활동을 펼쳐 왔고, 1998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객원교수로 무용을 지도해 왔다. 그러던 중 1995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안성 죽산국제예술제를 개최해오고 있다. 그는 1982년 ‘오늘의 여인상’, 1989년 ‘중앙문화대상’, 1996년 ‘김수근 문화상’, 1997년 ‘우경문화예술상’, 2003년에는 대한민국 문화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녀의 자전적 저서 ‘자유를 위한 변명’은 일본과 중국에서도 번역, 출판된 베스트셀러이다. 21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 02-2272-2152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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