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둥' 신작 등장…"깃발에 눈멀어 낭떠러지로" 뱅크시가 런던 도심에 세운 '오만한 제국'
제국주의 기념하는 런던 거리 한복판에 설치
"세계 각국서 등장하는 국수주의 비판" 해석
영국의 '얼굴 없는 작가' 뱅크시가 이번에는 런던 도심 한복판에 대형 동상을 설치했다.
30일(현지시간) 뱅크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동상을 설치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올렸다.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아 이른바 '얼굴 없는 작가'로 불리는 뱅크시는 기습적으로 작품을 남긴 뒤 SNS에 해당 작품 이미지를 게시하는 방식으로 본인 작품임을 알린다.
뱅크시가 설치한 동상은 정장 차림의 한 남성이 깃발을 들고 걸어가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얼굴은 나부끼는 깃발에 가려져 있다. 동상을 받치는 하단에는 뱅크시 성명이 쓰여 있다.
이 동상은 영국 왕실의 버킹엄궁, 세인트 제임스 궁, 영국 의회 의사당인 웨스트민스터궁과 가까운 세인트 제임스 워털루 플레이스에 설치됐다. 이곳은 1800년대 제국주의를 기념해 개발된 거리다. 뱅크시의 동상 인근에는 에드워드 7세,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조상과 크림전쟁 기념관 등이 있다.
특히 동상 설치 장소가 가진 상징성을 보면 전 세계 각국에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국수주의를 비판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BBC는 많은 사람이 이 조각상을 "맹목적인 애국심"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했다고 전했다. 뱅크시는 작품에 사회적 메시지를 담기로도 유명하다.
BBC 라디오4 시리즈 '더 뱅크시 스토리'를 제작한 제임스 피크는 "이 작품은 거만하고 가슴을 쫙 편 채 권력을 휘두르는 남성을 훌륭하게 풍자하고 있다"며 "깃발이 그의 시야를 완전히 가려 그가 받침대에서 떨어지려는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영국이 침략으로 가득 찬 제국주의 역사가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그 역사의 일부는 뱅크시가 극도로 혐오하는 극단적 민족주의와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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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뱅크시는 2004년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재해석한 동상을 런던 샤프츠베리 애비뉴에 설치했으나 도난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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