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관광객 급증에 신설 붐...현재 준비중인 사업만 70곳
최근 서울 시내 곳곳에 호텔들이 신규 출점하다보니 엉뚱하게 외국인 관광객을 태운 택시 운전사들이 애를 먹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무조건 이름 하나만 외우고 와서 'oo호텔'로 가달라고 요청하지만 택시 운전사들은 난생 처음 들어보는 호텔 이름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 하루가 멀다하고 늘어나는 호텔 이름을 다 외울 수 없어서다.
봇물 터지듯 서울 시내에 호텔들이 속속 들어서다보니 택시기사들은 이름 외우기도 바쁘다. 내비게이션에 등록되지도 않은 호텔들이 수두룩하다보니 운전대를 어디로 향해야할지 진땀 빼기 일쑤다.
택시기사 신모(60)씨는 "외국인들이 호텔 이름 하나 달랑 들고 와서 어디어디 가달라고 하는데 당최 이름을 몰라 애를 먹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라며 "콜센터에 걸어서 통역관이랑 한참 씨름한 뒤라야 겨우겨우 도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신규호텔을 찾을 때마다 곤혹을 치르다보니 일부 택시 운전사들은 처음 들어본다 싶으면 아예 손사래를 치고 떠나버리기도 한다.
택시기사 고모(60)씨는 신라호텔에서 서양인관광객을 태우고 새로 생긴 호텔로 이동할 때 겪은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그는 "요즘 생기는 호텔들이 이름은 다들 죄다 영어에다가 이름도 길어서 나같이 나이 든 기사들은 알아듣기도 힘들다"며 "지금도 어느 호텔인지 기억도 안나는데 서로 말은 안통하지, 목적지는 바로 안 보이지 여간 번거로웠던 게 아니었다. 그 이후로는 일단 목적지 먼저 듣고, 모르겠다 싶으면 처음부터 아예 못 간다고 말하고 안태운다"고 말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번거롭다고 해도 자칫 '외국인관광객 승차 거부'로 비춰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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