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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폭락해도 욕 안먹는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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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최근 정보기술(IT) 업계에서 핀란드의 휴대전화 제조업체 노키아를 이끄는 스티브 엘롭 최고경영자(CEOㆍ49ㆍ사진)만큼 노력하는 사람이 있을까.

일부 외신은 노키아를 캐나다의 리서치인모션(RIM)과 함께 스마트폰 시장에서 살아 있는 시체나 다름 없다고 본다. 하지만 엘롭은 "사람들이 이제서야 첨단 모바일 기기로 무엇을 경험할 수 있는지 깨닫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노키아가 애플과 삼성전자에 제압당했지만 아직 기회는 있다는 뜻이다.
그가 노키아의 수장 자리에 앉은 2010년 이래 실적은 여전히 미미하다. 주가가 75% 떨어지고 2008년 51억달러에 달했던 순이익은 최근 12개월 사이 45억달러의 손실로 바뀌었다. 노키아는 부채와 실적 부진으로 스탠더드앤푸어스(S&P)ㆍ무디스 같은 국제 신용평가업체들로부터 신용등급을 강등당했다.

그러나 투자자ㆍ애널리스트들은 엘롭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캐나다 출신이 북유럽 노키아의 부활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엘롭은 CEO 취임 후 등기이사 11명 가운데 9명을 갈아치우고 직원 4만1000명을 내보냈다. 핀란드 살로의 공장을 폐쇄하고 본사 건물은 매각했다. 새로 출시한 스마트폰을 들고 미국 유통망도 새로 뚫어야 했다. 140년 역사의 노키아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던 엘롭에게 드디어 재기의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9월 엘롭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행사장에 직접 나타나 스티브 발머 MS CEO와 나란히 선 가운데 노키아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했다. 엘롭은 MS가 새로 선보인 운영체제(OS) '윈도폰8'이 탑재된 스마트폰 '루미아920'과 '루미아820'에 희망을 걸고 있다.

노키아와 MS는 아이폰5보다 한 발 앞서 새 스마트폰을 선보이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루미아 시리즈는 무선 충전 같은 참신한 기능으로 호평 받았다.

엘롭은 노키아의 비핵심 사업부를 제거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명품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베르투를 팔아치우고 지멘스와 합작한 노키아지멘스 네트워크도 언제든 매각할 생각이다. 이렇게 확보한 자금은 삼성ㆍ애플에 이은 업계 3위를 확보하는 데 요긴하게 쓰일 듯하다.

엘롭은 매크로미디어, 어도비, 주니퍼 네트웍스 등 다양한 IT 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뒤 MS로 스카우트됐다. 그는 MS에서 업무 처리 소프트웨어인 오피스 제품군을 총괄하며 능력에 대해 인정 받았다. 노키아는 보너스 600만달러까지 제시하며 그를 영입했다.

엘롭은 노키아 합류 직후 "노키아의 플랫폼이 불타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자체 스마트폰 OS인 심비안의 실패를 인정한 것이다. 이후 노키아는 MS를 전략 파트너로 택하고 새로운 폰 개발에 주력해왔다.

엘롭은 "MS의 윈도 OS가 탑재된 루미아 제품군으로 다시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시장은 언제든 급변할 수 있다. 그가 노키아에 대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이유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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