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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금속 중개시장은 춘추전국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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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코어와 트라피규라 양분시장에 후발 주자들 속속 진출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세계 금속 트레이딩 업계가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세계 최대 기업인 스위스 글렌코어(Glencore)와 3대 원유 중개업체 트라피규라(Traficura)가 양분하고 있던 금속 트레이딩 시장에 싱가포르 상장 물류회사 CWT,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둔 세계 5대 원유 중개사 머큐리아,홍콩의 노블 그룹(Noble Group), 스위스 원유 중개사 군보르(Gunvor),미국 중개사 프리포인트(Freepoint)가 뛰어들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WT는 지난해 1억 달러를 투입해 중개회사 두 곳을 인수해 회사 덩치를 키웠고, 머큐리아(Mercuria)는 런던과 상하이에 금속 전문 트레이더 20명을 채용해 전문성을 키웠다.프리포인트는 지난 4월 JP모건의 금속정광 사업을 인수했으며,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도 최근 몇 년 사이에 현물 트레이더를 채용해 업계 장악력을 강화했다.

세계 최대 상품 소비시장인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로 철광석 등의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이처럼 많은 업체들이 금속 중개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여전히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속업계는 지난 10년간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시장에서 엄청난 돈을 벌었고 중국의 성장이 둔화된다고 하더라도 돈을 벌 수 있다고 업계는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금속시장을 양분해온 글렌코어와 트라피규라는 지난해 각각 12억 달러와 11억 달러의 흑자를 낸 터라 후발 주자들은 이 시장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기고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두 회사는 상부상조했다. 두 회사는 1050만t의 금속 정제품과 1950만t의 금속정광을 서로 중개하면서 돈을 벌었다. 이 양은 생산자와 소비자간 장기계약에 구속되지 않아 시장에서 자유롭게 구할 수 있는 구리와 납,아연,니켈과 알루미늄 정련품 시장의 41%와 금속함유량이 높은 구리와 납,아연,알루미늄 정광시장의 각65%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물량이다.

글렌코어와 트라피규라는 금속 정련품 시장의 29%와 12%, 정광시장의 38%와 27%를 각각 차지할 정도로 시장지배력이 큰 기업이다.

CWT의 상품 트레이딩 부문 대표인 마크 로우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시장은 이두업체를 대체할 신뢰할 만한 분명한 제 3자인 기업을 필요로 한다”며 금속 중개업 시장 진출 이유를 밝혔다.

게다가 중국의 경기가 둔화됐지만 상품시장의 거대 랠 리가 종료된다는 슈퍼사이클을 비관하는 업체는 거의 없다.프리포인트의 데비드 메서 최고경영자(CEO)는 “틈새시장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면서“금속정광 사업은 여전히 유리한 수요공급 기초여건을 갖고 있다”고 낙관론을 피력했다.

더욱이 중국이 둔화되고 있다고 하나 세계 상품시장과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기 어렵다. 머큐리아 공동설립자인 대니얼 예기(Daniel Jaeggi)는 “중국 시장에 대한 실시간 정보는 신뢰할 만한 게 못되지만 중국 시장에 발판을 마련하면 중개업체들은 귀중한 통찰력을 얻는다”면서 “금속시장을 이해하는 것은 중개업체에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품시장은 상호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한쪽에서 일어나는 일이 다른 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전 상품영역에서 중개를 하지 못하면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땅짚고 헤엄치는 시대는 끝났다는 비판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글렌코어와 트라피규라처럼 규모의 갖추지 않고서는 수지맞는 금속중개 사업을 벌이는 것은 힘들다. 글렌코어는 세계 최대 상품중개회사지만 스위스 광산업체 엑스트라타를 합병해 덩치는 더 키우려 하고 있다.

둘째, 지난 수 십 년 간 광산업의 합병으로 다수의 개별 중개사가 있는 상황에서 가용할 수 있는 금속의 양은 원유시장보다 훨씬 적다. 글렌코어와 트라피규라가 엄청난 양의 금속을 다 차지한 탓이다.

이 때문에 한 곳에서 금속을 사서 다른 곳에 팔아봐야 큰 수익을 남기기 어렵다고 중개업체들은 입을 모은다. 이들은 구리 1t에 8200달러인 구리를 팔아서 1t당 30~50달러의 마진을 챙기면 대 만족이라고 입을 모을 정도로 수익성은 극도로 악화됐다.

더욱이 신규 진입 업체들이 제대로 된 트레이더를 채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 트라피규라의 사이먼 콜린스는 “사업을 구축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멋진 팀을 꾸리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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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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