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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경영]기업을 업그레이드시킨 '책읽기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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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경영 총정리편 <上> 리더(Leader)가 두드리니 직원이 리더(Reader)됐다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책 속에 길이 있다'. 지난 5개월간 만난 '독서경영'기업들이 가진 공통된 신념이다. 이 단순한 신념을 씨앗 삼아 '독서경영'이라는 나무를 키우는 기업 14곳을 만나 독서경영의 노하우를 알아봤다.

'독서경영'기획시리즈를 마무리하며 두 차례에 걸쳐 '독서경영'기업들의 특징들을 정리해본다. <上>편에서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CEO의 강력한 철학과 의지'라는 두 가지 특징을 살펴보고, <下>편에서는 '소통과 토론을 중시하는 문화'와 '독서경영을 이끌어갈 조직과 리더'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독서경영기업의 4가지 특징은? = 독서경영에 적극적인 기업들은 같은 특징을 보여줬다. 첫째, '조직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한다. 독서는 자기주도적인 활동인 만큼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진정한 독서 자체가 불가능하다. 의무감 대신 즐겁게 책 읽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각 기업들은 '주니어보드 운영', '독서경영리더과정 개발' 등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둘째, 독서경영에 대한 기업 CEO의 철학과 의지가 확고하다. '독서경영'을 실천하는 기업들의 CEO는 열정적인 독서가다. 'CEO가 독서에 대해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으며 독서경영 실행에 얼마나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가'는 독서경영의 지속 여부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셋째, 독서경영을 통해 '소통'과 '토론'을 중시한다. 단순히 책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독서토론모임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토론모임'을 갖는 기업들이 다수였다. 책을 매개로 업무와 생활까지 확장되는 토론을 벌이면서 자연스럽게 구성원 간의 '소통'을 만들어냈다.
넷째, 독서경영을 이끌어갈 조직과 리더가 있다. 독서경영에 대한 장기적 비전을 가진 기업일수록 사내의 독서경영리더와 코치를 양성하는 데 힘을 쏟았다. 이들은 '독서경영'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면서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직원들을 위한 맞춤지도를 해주는 등 '독서경영'의 정착에 기여했다.

◇독서경영의 핵심은 '직원의 자발적 참여'= 회사에서 아무리 완벽한 계획을 세우더라도 직원들이 잘 따르지 않으면 '독서경영'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애경은 직원들이 직접 독서경영을 계획하고 실행하도록 했다. 각 사업 부문별로 대리ㆍ과장급 직원들이 1명씩 모인 '주니어보드(junior board)'를 통해서다.

주니어보드란 과장급 이하의 직원들 가운데서 젊은 실무자들을 선발해 꾸린 청년중역회의를 뜻한다. 기존의 임원회의나 중역회의와 별도로 회사의 중요 안건이나 문제를 제안ㆍ토의ㆍ 의결하게 하는 제도이다. 애경의 주니어보드는 '독서경영'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꾸려졌다. 주니어보드의 목표 역시 '애경을 세계에서 독서경영을 가장 잘하는 기업으로 만들자'로 잡았다.
애경의 주니어보드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구현진 디자인부문CD팀, 박종수 채권관리팀 대리, 곽대환 SCM팀 과장, 김은수 마케팅 헤어케어CMU 대리 (왼쪽부터)

애경의 주니어보드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구현진 디자인부문CD팀, 박종수 채권관리팀 대리, 곽대환 SCM팀 과장, 김은수 마케팅 헤어케어CMU 대리 (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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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임원진의 결정이 상명하달식으로 내려오는 대신 각 부문별로 대표성을 띠는 젊은 직원들이 모여서 독서경영 활동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연구생산SCM부문의 곽대환 과장은 "독서를 강요하기보다 자유롭게 활성화시키는 것이 주니어보드의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마케팅부문의 김은수 대리도 "내가 하기 싫은 걸 다른 직원들한테 하자고 할 수 없으니 더욱 신중하게 판단하게 된다"며 "직원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동화세상에듀코 역시 직원들의 자발성을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독서경영이라는 단어자체에 매몰돼 정작 직원들은 '책 읽는 즐거움'을 잃어버렸다는 위기의식을 느끼면서부터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동화세상에듀코는 독서경영시스템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작업에 착수했다.

김영철 대표이사의 주문은 간단했다. "직원들이 책을 좋아하게 만들어라". 김 대표는 "다만 자신이 읽은 책을 정리하고, 자신의 것으로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기본적인 방향에 따라 동화세상에듀코는 2010년 교보문고독서교육연구소와 손잡고 전 직원들을 위한 '독서경영리더과정'을 개발했다. 물고기를 잡아주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자는 의도였다.
동화세상에듀코는 직원들에게 '책읽기의 즐거움'을 되찾아주기 위해 '독서리더양성과정' 을 개발해 교육한다.

동화세상에듀코는 직원들에게 '책읽기의 즐거움'을 되찾아주기 위해 '독서리더양성과정' 을 개발해 교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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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세상에듀코의 독서경영리더과정은 다양한 독서법과 정리법, 토론법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설계됐다. 도입 첫해에만 100명이 독서경영리더과정을 이수했으며, 내년까지 전 사원이 과정을 이수할 계획이다.

◇CEO의 '독서경영'에 대한 철학과 의지는 필수= 사실 기업의 경영자 입장에서 독서경영을 시작하는 것은 쉽지 않다. 독서경영은 투자대비 결과물을 측정하기 어렵고 한 두 권의 책을 읽는다고 해서 경영성과가 눈에 띄게 좋아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독서경영'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의지를 가진 CEO만이 '독서경영'을 추진할 수 있다. 그들은 지금 당장의 눈에 보이는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독서가 기업문화로 뿌리내리면 기업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독서경영'을 지켜가고 있는 것이다.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설립된 건설사업관리(CM: Construction Management)회사인 한미글로벌의 김종훈 회장은 '서재는 삶이 재창조되는 곳'이라는 철학을 가진 열렬한 독서광이다. 김 회장이 독서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기 시작한 것은 한미글로벌을 창립하고 나서부터다. 회사를 이끌어 가는데 필요한 지식을 두루 섭렵하기에는 책보다 좋은 것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스스로 독서에 열중하는 데서 만족하지 않고, 전 직원을 동참시켰다. 이것이 2003년 시작된 한미글로벌의 '독서 릴레이 캠페인'이다.
한미글로벌 내에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독서모임인 '독서동호회' 활동도 활발하다. 50~60명 정도의 직원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매달 1번씩 책1권을 읽고 모여서 토론하는 시간을 가진다.

한미글로벌 내에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독서모임인 '독서동호회' 활동도 활발하다. 50~60명 정도의 직원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매달 1번씩 책1권을 읽고 모여서 토론하는 시간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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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그룹의 IT서비스업체인 DK유엔씨 변명섭 대표이사 역시 "대표가 되고 난 후 독서경영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전문 분야의 경험과 스킬만 중요한 줄 알았던 과거와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 기업문화'가 제일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변 대표는 ""DK유엔씨만의 독서경영모델을 만들기 위해 6개월 간 노력했다"며 "독서경영이 기업문화로 잘 자리잡아 10년 후에도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디야 커피의 문창기 사장은 독서경영이 CEO개인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문 사장은 "사업을 하다보면 사람이 교만해지기 쉽고, 독선과 아집이 생긴다"며 "독서를 통해 겸손해지고 책에서 좋은 지식을 얻으며 자신의 부족함을 깨달아 간다면 여유가 생긴다"고 말했다. 숫자와 목표에만 매달려 직원들을 몰아붙이는 게 아니라 직원들을 배려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는 "독서가 주는 만족은 직원보다 대표이사에게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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