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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줬던 미분양주택 양도세 혜택 못받아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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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부 "공실 유지가 미분양 기준"…주택 거래활성화란 정책 취지에도 안맞아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수원 영통에 거주하는 김모(36)씨. 건설사 소유의 준공후 미분양 주택에 전세로 살고 있다. 김씨는 9ㆍ10 대책으로 연말까지 준공후 미분양을 매입할 경우 양도세 75%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지금 살고 있는 주택을 사려고 마음먹었다. 최근 금융권 대출 이자도 4%대로 떨어져 좋은 기회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건설사가 전월세를 줬던 미분양 주택은 수혜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에 매입 계획을 접었다.

정부가 준공후 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세 혜택 대상에서 임차 사실이 있는 미분양 주택을 제외시키며 수요자들이 혼선을 빚고 있다. 특히 정부 내에서도 이를 놓고 이견을 보이는가 하면 전문가들마저 일관성 없는 정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지난달 통과시킨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의 구체적 내용을 담은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의견수렴에 나섰다.
시행령은 미분양 주택 가운데 ▲실거래가격이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 ▲매매계약일 현재 임차인 등이 입주한 사실이 있는 주택 ▲9월23일 이전 매매했지만 정책 시행일인 24일 이후 다시 매매계약을 한 주택 등은 수혜 대상에서 제외토록 명시했다.

이 중 특히 논란이 되는 것은 임차 사실이 있는 준공후 미분양 주택이다. 국토부가 매월 집계하는 준공후 미분양 주택에는 임차 사실 여부에 관계 없이 일반인이 분양받지 않은 미분양은 미분양으로 포함된다. 김흥진 주택정책과장은 "전월세 등 임대를 준 주택도 미분양으로 집계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제 관련 관할 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집이 비어있는 상태로 유지되지 않은 점을 들어 미분양 수혜 대상에서 임차 이력이 있는 주택은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임대 수익이 있는 주택을 미분양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정부 정책이 일관성이 결여됐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2ㆍ11대책에서는 준공후 미분양이 전월세 주택으로 활용되면 양도세와 취득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했기 때문이다. 건설사가 2년 이상 임대한 준공후 미분양 주택을 사거나 준공후 미분양 주택을 매입해 5년 이상 임대하면 취득세를 최대 50% 감면하고 취득후 5년간 발생한 양도소득에 대한 양도세를 50% 감면해준 것.

최승섭 경실련 간사는 "건설사에 대한 혜택이라는 점에서 지금 제도와 이전 제도 모두 문제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같은 준공후 미분양 주택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달라 시장에 혼선을 빚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거래활성화란 정책 취지와 상충한다는 지적도 있다. 9ㆍ10대책의 정책 목표는 미분양 주택을 사려는 수요를 끌어내기 위한 것인데, 수요자 입장에선 임차 사실 여부가 관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이 재정부의 설명은 논리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임대를 통한 수익의 수혜는 건설사가 주체인데 이를 근거로 일반 실수요자들에게 양도세 감면혜택을 받지 말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입주사실이 있는 준공후 미분양주택에 대해서도 양도세 감면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재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문도 동의대학교 교수(임대주택연구소 소장)는 "거래활성화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내놓은 정책이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며 "추석이후 거래시장에 관심있었던 수요자들이 혼선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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