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자, 부동산 주가 상승에 지갑 여나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미국의 소비자 신뢰지수가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부동산 가격이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낸 것과 맞물려 미 경제에 희망이 싹트고 있는 사례로 풀이된다.
영국경제일간 파이낸셜 타임스 등 외신은 미국의 민간 경제조사단체인 콘퍼런스보드의 9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70.3을 나타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월의 61.3(수정치)은 물론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한 63을 크게 웃돈다. 지난 2월 이후로도 7개월만에 가장 높다. 지난 2월은 일자리가 25만9000개나 증가했던 시점인 만큼 고용면에서도 진전이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도 이어진다.
소비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수준인 90에는 여전히 크게 못미치지만 최근 불안한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큰 폭의 소비심리 상승은 뜻밖이다.
소비자 신뢰지수가 90을 넘으면 경제가 견고하다는 것을, 100 이상은 강력한 성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소비자 신뢰지수는 2007년 12월 경기침체와 서브프라임 사태가 시작된 이후 90을 넘어본 적이 없다.
현재 경기 여건에 대한 지수는 전월의 46.5에서 50.2로 상승했고 경기 기대 지수는 71.1에서 83.7로 올라갔다. 경기 기대 지수 역시 지난 2월 이후 최고수준이다.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 본 이들도 늘어났다. 향후 6개월내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 대답한 응답자의 비율은 18.5%였다. 8월에는 15.8%에 그쳤었다.
소득에 대한 전망도 밝아졌다. 향후 6개월내 소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이들은 지난 8월의 16%에서 16.3%로 확대됐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로 향후 소득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소비자 지출은 미국 경제활동의 약 70%를 차지한다. 그만큼 소비자 신뢰지수가 경기전망의 핵심 잣대가 된다는 뜻이다.
FT는 최근 미국의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증시가 강세를 나타내고 양적완화 조치가 시행되며 미국 소비자들이 닫혔던 지갑을 열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20대 대도시 주택가격을 나타내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케이스-쉴러 지수는 지난 7월에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해 1.2% 올랐다. 2010년 8월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이다. 시장 전문가들의 상승 예상치 1.05%도 보기 좋게 추월했다.계절 조정 전월 대비로는 0.4% 상승해 6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시장은 계절 조정 전월 대비로는 0.9%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주택경기 회복의 정도는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분석했지만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FT는 실업률이 8%를 넘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중에도 소비자 신뢰지수가 의미있는 수치로 상승한 요인을 부동산과 증시의 상황에서 찾았다.
25일 마감된 뉴욕증시서 다우존스 지수는 13457.55로 이미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상태다. S&P500지수의 상황은 더욱 긍정적이다. S&P500은 올해 1277.81로 시작한 후 현재 1441.59로 상승했다.
미국외에 독일과 이탈리아 소비자들도 소비에 대한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독일 시장조사기관 Gfk는 이날 소비자 2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10월 소비자신뢰지수가 5.9라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결과다. 이탈리아의 9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86.2로 8월의 86.1대비 소폭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과 유럽각국의 위기 탈출 노력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평가다.
하지만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연준((FRB)의 추가 자산 매입이 실업률이나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매달 400억달러씩 모기지담보증권(MBS)을 매수해 경기 선순환을 유발하고 실업률을 낮추려는 연준의 프로그램이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 셈이다.
플로서 총재는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3차 양적완환(QE3)가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중앙은행의 신뢰만 훼손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플로서 총재는 변화한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을 주목했다. 소비심리가 회복되더라도 가계들이 과거에 비해 소비 보다는 저축에 무게를 두는 상황에서 시중금리를 더 낮추려고 노력해도 소비지출은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시중금리를 초저금리 상태로 유지하거나 인하한다고 해서 성장률이 높아지거나 고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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