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렇게 역사적 문화유산이나 현시대 중심지 등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며 찾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 볼거리에 대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함도 있지만 역사적 가치와 시대적 중심에 동참한다는 참여욕구에 기인함이 더 크다고 본다.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청계천 복원 후 청계천 방문 등도 이런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얼마전 아시아경제신문에 실린 "여공(女工)아 미안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면서 우리가 소중하게 지켜야할 산업유산을 얼마나 방치해왔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의 산업유물 또는 유산은 암울하고 힘들었던 역경의 시대산물, 낡고 척박한 공간으로 대표되어 왔다. 구로공단은 여공(女工)과 봉제공장, 반월ㆍ시화공단은 악취로 가득찬 회색빛 제조공장 등 부정적 이미지로 상징되고 있다.
해외의 경우에도 낡은 공장과 노후 산업시설에 대한 개선 노력이 있다. 영국의 경우 뉴캐슬 게이츠헤드 지역은 탄광촌 및 낡은 제분공장에 문화적 요소를 도입해 새로운 도시로 재생하는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네덜란드 하이네켄 공장은 현재 맥주를 생산하는 시설이 아닌 하이네켄 맥주 생산과정 및 홍보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산업관광 모델로 이용하고 있다. 이들 해외사례에서는 과거 노후 산업시설을 완전히 없애고 새로운 첨단시설을 설치한 것이 아닌 기존 시설의 역사적 상징성 및 외관은 그대로 둔 채 소프트웨어만 개선하는 시도를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낡은 공장에 문화적 요소를 도입하고 작가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있다. 하지만 부분적인 시도에 따른 1회성 이벤트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그런 결과 산업집적지 전체 또는 도시 전반에 걸친 리모델링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또한 산업단지내 역사적 산물이자 산업유산을 가치사슬로 연결하는 작업을 통해 역동적 한국경제 성장의 상징과 미래지향적 산업유산을 연계하는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산업유산이 더 이상 방치되어 무가치한 자원으로 버려지지 않게 하고 우리 시대의 가치있는 자원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참여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볼거리 이상의 산물로 만들어 미래세대까지 계승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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