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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보존돼야 할 우리의 산업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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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김경수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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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해외여행을 가면 시대적 조류와 역사ㆍ문화적 가치가 반영된 상징적 공간 및 시설물 등을 찾아 다녀본다. 뉴욕의 타임스 스퀘어, 파리의 루브르박물관, 런던의 원추뿔 모양의 30 세인트 메리액스, 그리스의 파르테논신전, 중국의 만리장성,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등 현시대의 중심공간이나 역사문화 유적을 꼭 방문해서 사진을 찍어 기록에 남긴다.

우리가 이렇게 역사적 문화유산이나 현시대 중심지 등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며 찾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 볼거리에 대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함도 있지만 역사적 가치와 시대적 중심에 동참한다는 참여욕구에 기인함이 더 크다고 본다.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청계천 복원 후 청계천 방문 등도 이런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얼마전 아시아경제신문에 실린 "여공(女工)아 미안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면서 우리가 소중하게 지켜야할 산업유산을 얼마나 방치해왔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의 산업유물 또는 유산은 암울하고 힘들었던 역경의 시대산물, 낡고 척박한 공간으로 대표되어 왔다. 구로공단은 여공(女工)과 봉제공장, 반월ㆍ시화공단은 악취로 가득찬 회색빛 제조공장 등 부정적 이미지로 상징되고 있다.
물론 울산의 다이나믹한 자동차ㆍ조선산업시설, 최근 구로의 변모된 첨단산업시설 등이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지만 일부분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이렇듯 방치되고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산업유산 등을 우리는 새로운 것으로 바꾸는 것에만 노력을 기울였고 가치부여와 스토리텔링을 통해 재조명하는데는 관심을 갖지 않아 왔다. 그래서 낡고 초라한 산업유산이라도 산업경제적, 역사적 가치를 재부여하여 과거와 현재, 미래가 이어지는 시설 및 공간으로 변모시켜 보면 어떨까 한다. 이를 통해 사람들의 참여욕구를 촉발하여 산업단지가 사람들이 모여드는 공간으로 재탄생 시켜 보고자 한다.

해외의 경우에도 낡은 공장과 노후 산업시설에 대한 개선 노력이 있다. 영국의 경우 뉴캐슬 게이츠헤드 지역은 탄광촌 및 낡은 제분공장에 문화적 요소를 도입해 새로운 도시로 재생하는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네덜란드 하이네켄 공장은 현재 맥주를 생산하는 시설이 아닌 하이네켄 맥주 생산과정 및 홍보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산업관광 모델로 이용하고 있다. 이들 해외사례에서는 과거 노후 산업시설을 완전히 없애고 새로운 첨단시설을 설치한 것이 아닌 기존 시설의 역사적 상징성 및 외관은 그대로 둔 채 소프트웨어만 개선하는 시도를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낡은 공장에 문화적 요소를 도입하고 작가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있다. 하지만 부분적인 시도에 따른 1회성 이벤트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그런 결과 산업집적지 전체 또는 도시 전반에 걸친 리모델링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제 우리는 고도경제 성장에 따라 파생된 산업자원을 아무런 가치 없이 버리는 것이 아닌 스토리가 있는 공간 또는 시설로 고도화하고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산업유산을 유기적, 종합적으로 연계하는 노력을 시도해보고자 한다. 현재 '산업단지 50년사' 발간을 계획중이며, 산업단지의 역사와 산물을 기록하여 산업단지의 과거, 현재와 미래를 이어주는 가치화 작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또한 산업단지내 역사적 산물이자 산업유산을 가치사슬로 연결하는 작업을 통해 역동적 한국경제 성장의 상징과 미래지향적 산업유산을 연계하는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산업유산이 더 이상 방치되어 무가치한 자원으로 버려지지 않게 하고 우리 시대의 가치있는 자원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참여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볼거리 이상의 산물로 만들어 미래세대까지 계승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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