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는 우선, ECB는 스페인이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부과한 정치적 난제를 스페인이 이행하겠다고 합의할 때까지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스페인은 국채 수익률 하락으로 발등의 급한 불을 꺼 당장 지원요청을 할 필요는 없어졌다. 그렇지만 스페인 정부가 ‘조건부 지원’을 더 오래 거부하면 할수록 투자자들이 싫어하는 리스크만 커질 것이라고 FT는 강조했다.
FT는 또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를 가장 심각한 도전 과제로 꼽았다. 스페인과 다른 수혜국이 유권자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값싸게 조달한 지원금을 낭비해 버릴 위험은 얼마든지 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옌스바이트만 총재는 ECB의 채권매입 계획에 유일하게 반대한 것도 도덕적 해이를 염려했기 때문이었다.
FT는 ECB의 지원을 받는 스페인과 기타 국가들이 유럽연합과 IMF가 정한 목표를 맞추지 못하면 어떻게 될것인가라고 묻고 그때 ECB는 어려운 선택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CB는 지원을 받는 국가의 재정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추가 긴축을 강제하기 위해 채권매입을 중단할 것이라고 위협할 수 있다.
이럴 경우 국내 혼란과 파퓰리스트 출현, 그리스에서처럼 반개혁 정당의 등장이라는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
아니면 ECB는 해당국이 최선을 다했다며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계속 채권을 매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독일의 반발과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의 위기를 자초한다.
FT는 호시절일 때라고 중앙은행이 이들 두가지 정치적 리스크 사이를 지나가는 어려운데 하물며 세계 경제가 둔화될 때는 말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ECB는 재정심판관이 되느냐 도와주다 망치게 하는 재정파탄자가 되느냐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는 셈이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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