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고 사회를 위해 써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꽤 오래전부터였다"고도 했다.
이동관 당시 청와대 대변인은 "최고지도자 재임 중에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기부한 것은 세계 정치사에 유례없는 일"이라고 추켜세웠다. 송정호 청계재단 이사장도 "이제 이 대통령에게는 오직 성공한 대통령으로서 성공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욕심 하나밖에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역설했다.
3년여가 흐른 지금 청계재단은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재단 수입의 상당부분을 장학금이 아닌 은행 대출금 이자를 갚는데 쓰고 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재단은 330억원 규모의 부동산 임대료ㆍ관리비 수입으로 지난해 13억4974만원을 벌어들였다. 그런데 이 중 2억7950만원을 대출금에 대한 이자비용으로 지출했다. 이는 재단의 자체 수입에서 지급한 장학금 2억7865만원보다 많은 액수다.
지난해 기준으로 재단의 총 자산은 430억원. 다른 재단에 비해 자산규모도 여유있는 형편이다. 부동산 등 소유자산을 처분해 장학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온 국민은 전 재산을 기부하며 떠들썩하게 시작했던 장학재단이 용두사미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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