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후보의 역대 최고 득표는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당심(黨心)이 주요했다. 50% 안팎의 일반국민 여론조사(20%)와 달리 책임당원(20%)과 일반당원(30%), 국민선거인단(30%) 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보이며 대세론을 유지했다. 경선 중반 불거진 역사관 논란과 돈 공천 파문도 박 후보의 '대세론'에 흠집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박 후보는 경선 압승을 통해 비박 주자들의 경선 불복을 방지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보수 진영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토대로 자연스런 보수대연합 구도를 형성할 추진력도 확보했다.
하지만 이 같은 압도적 지지율이 박 후보의 본선 레이스에 긍정적으로만 작용할 수는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보수 진영의 대세론이 자칫 '박근혜 대세론'에 대한 반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사당화 논란이 또 다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저 투표율 또한 박 후보에게는 또 다른 부담거리로 작용할 전망이다. 새누리당 경선 일정은 런던올림픽과 일정이 맞물리면서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일방적인 독주로 진행되면서 19일 실시된 당원·국민 투표율은 41.2%에 불과했다.
후보선출 직후 지지율이 수직상승하는 '컨벤션 효과'또한 기대하기 어렵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 90%는 새누리당 경선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경선이 무미건조하게 진행되면서 박 후보가 경선 효과를 누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야권은 박 후보가 선출된 날부터 이 같은 틈새를 노려 공세를 강화했다. 정성호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미 새누리당의 경선은 경선이라기보다 박근혜 후보 추대의식 정도가 더 어울릴 법하다"며 "마치 박 후보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때의 체육관 선거가 연상된다"고 비꼬았다.
정 대변인은 이어 "박근혜 사당화(私黨化)의 완성과 정당성을 부여받기 위한 요식행위에 국민의 세금과 후원금이 쓰였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박 후보 추대 경선의 또 다른 의미는 박 전 대통령의 유신 선포 이후 1인 지배의 암흑기와 같은 '신(新) 유신시대로의 항해'가 시작된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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