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던 주부 강수영(54)씨. 수박이 100g 295원이라고 적혀있어 "싸다"라는 생각에 수박을 가까이 들여다보고는 깜짝 놀랐다. 수박에 붙어있는 가격표에는 '33011'이라는 다섯자리 숫자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기 때문이다. 무슨 수박이 3만원이 넘느냐는 생각에 깜짝 놀랐다가 갑자기 화가 치밀었다. 100g에 295원이라는 숫자에 소위 '낚시질'을 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강씨가 골랐던 수박은 11kg이 조금 넘는 상품으로 진열됐던 수박 가운데 가장 큰 편에 속했지만 진열대에 놓인 수박은 대부분이 9~10kg으로 가격은 2만6550~2만9500원 수준이었다.
이는 수박을 크기나 무게별로 구분해서 1통 단위로 판매하는 이마트나 롯데마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난 2010년부터 100g 단위로 가격을 표시해 판매하고 있다"며 "kg단위로 판매하면 기준 단위의 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100g 단위로 판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8.1kg 상품이나 8.9kg 상품이 같은 가격으로 매겨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시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를 본 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강씨는 "다른 대형마트는 대부분은 수박을 kg 단위로 판매하고, 가격표시도 그렇게 해두는데 홈플러스만 유독 100g당 가격을 표시하면서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며 "100g 당 판매는 '쌀 것이다'는 소비자들의 선입견을 악용한 마케팅"이라고 지적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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