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박리다매' 앞세운 소포장으로 진화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지난 5월부터 3개 묶음으로 판매하던 '온더바디' 비누를 낱개로 팔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260% 증가했다. 3개 묶음에 3000원에 거래되던 상품을 1000원에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폭증한 것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낱개로 제품을 판매하자 오히려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며 "싸게 사서 쟁여놓고 쓰기 보다는 일단 적은 돈을 들여 구매한 뒤 아껴 쓰는 쪽을 택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서울 동작구에 있는 이마트(이수점)에서는 분스 '오리엔탈 브래쓰 쿨' 치약을 3개 묶음에 4480원, 낱개 제품은 1680원에 판매했다. 이곳 매장에서 치약 및 생필품을 관리하는 김나경(34ㆍ가명)씨는 "직장인과 신혼부부 고객들이 많은데 묶음 제품보다는 낱개 제품을 선호한다"며 "최근엔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낱개 제품을 찾는 손님들이 더 늘어났다"고 말했다.
낱개 제품 판매는 생필품을 중심으로 더 확산되고 있다. 비누와 치약을 이외에도 묶음으로 판매되는 갑 티슈도 낱개로 판매되고 있고, 18개ㆍ24개들이 두루마리 휴지도 6개씩 담긴 소포장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오픈 마켓 옥션이 운영하는 '800 스토어'에서 800원대의 생필품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는 중이다. 마트에서 주로 묶음으로 판매되는 방향제, 액체세제, 갑 티슈, 휴지 등이 가장 인기가 높다. 김은신 옥션 마트팀 팀장은 "장기화 되는 불황에 맞아 소량구매, 다양한 상품을 선호하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스토어를 오픈했다"며 "꼭 필요한 것만 사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앞으로는 낱개로 판매되는 생활 용품들이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소비자들은 묶음 제품보다는 당장에 저렴한 낱개 제품 하나씩 사는 '온리원'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소비패턴도 변화하고 이에 따라 기업들의 판매 전략도 바뀌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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