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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도 꺾인 총.....새명령을 내리다 "꺾어 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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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적에게 노출되지 않고 소총수가 사격을 할 수 있다면…". 저격수는 물론 총기설계자들은 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 1차대전때부터 도전을 시작했다. 지금의 코너샷(Corner Shot)의 출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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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대전 당시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이 참호전을 겪으면서 휘어지는 총을 고안하기 시작했다. 몸을 드러내지 않고 참호 밖이나 참호 안을 향해 사격할 수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나온 방법은 소총을 특수한 거치대에 올린 다음 잠망경이나 거울을 이용해 사격하는 방식이었다. 가장 초보적인 방식으로 이 총을 일명 참호소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참호소총은 안전성은 우수했지만 신속성ㆍ정확성면에서는 대실패작이다.

코너샷의 원조를 먼저 개발한 나라는 독일로 종전 20년이 흘러 첫 야심작을 선보였다. 총열 자체를 휘어서 만든 곡사식 소총을 만든 것이다. 건물 구석이나 벽 뒤에서 사격하기 유리했으며 전차 안에서 밖의 적을 사격할 때 유리했다.

독일이 첫 시도한 총기는 볼트액션식 Kar98k 소총이며 사용탄도 탄자가 비교적 긴 7.92mm를 사용했다. 탄자가 길다보니 총열을 통과하면서 명중률이 떨어졌다. 또 총을 한발 쏠 때마다 재장전해야 하는 볼트액션식은 짧은 시간안에 많이 많은 사격을 할 수 없어 비효율적이었다. 이런 단점을 보강하기 위해 변형이 되지 않는 철제탄자와 새로운 탄약을 만들어야했지만 독일당국은 부담스러웠다.
이에 독일 개발팀들은 사격발사수를 늘리기 위해 기관총 MG34에 휘어져있는 곡사총열을 달아 시험했다. 이 방법도 결국 빠른 발사속도에 작동불량이 속출해 실패했다.

하지만 1943년 개발된 돌격소총이 문제를 해결해줬다. 돌격소총 MP43은 발사속도가 기관총 MG34보다 절반이며 사용탄도 총열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연속으로 사격해도 비교적 안정적인 표적을 맞출 수 있었다. 또 프리즘을 이용한 특수한 조준경을 이용, 적을 겨누는데 효과적이었다.

독일은 이 곡사총의 이름을 '크라임라이프'라 명명하고 각도 30도의 J형, 90도의 P형, 40도의 V형 세가지 종류가 생산했다. 하지만 최신예 곡사총이었던 크라임라이프도 단점이 발견됐다. 수명이 짧은 총열과 프리즘을 이용한 조준경 무게가 사격자세도 못 잡을 만큼 무거웠던 것이다.

독일의 실패에 실패를 거듭한 곡사총열은 종전이후 주변 국가들에게 아이디어를 제시해줬다. 미국은 독일처럼 총구에 곡사총열을 장착한 것이 아니라 총열자체를 곡사형으로 교체한다. 일본은 1954년 미국 방식을 보고 육상자위대 무기학교가 히타치공업에 의뢰해 도전장을 내민다. 소련은 독일의 실험결과를 돌격소총 AK-47에 적용, 곡사총열 장착형 시제품을 만든다.

코너샷은 권총을 사용하는 Corner Shot 기본형, 40mm 유탄발사기를 사용하는 Corner Shot 40, 5.56mm 소총을 사용하는 Corner Shot APR이 있으며, 독일의 Dynamit Nobel Defense 사와 공동 개발한 대전차화기 버전인 Corner Shot Panzerfaust(CSP)가 있다.

코너샷은 이스라엘 테러진압 부대의 부사령관을 지낸 아모스 골란(Amos Golan)이 1980년대 말 팔레스타인 1차 봉기가 발생했을 때, 요르단 서안에서 이스라엘군의 군사작전이 실패한 이유를 분석해 이 총을 고안했다. 당시 이스라엘 병사들이 가옥을 급습할 때 방문을 열자마자 자동소총으로 공격당한 경우가 많았다는 사실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현재 한국군의 코너샷은 정규군보다 특수부대용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국내는 707부대 등에 실전배치됐다.

코너샷 화기는 2005년부터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작회사인 코너샷 홀딩스사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코너샷은 굴절 부위인 앞부분에 영상카메라ㆍ레이저표적지시기가 장착돼 있고, 뒤에는 붙어있는 모니터로 조준해 사격하는 구조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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