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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21세기 청년창업 아이템, '할머니의 과일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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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요새 전설로서 등장한 젊은 사업가들의 성공 스토리를 떠올려보자. '하버드 대학교 기숙사에서 20세의 나이로 페이스북을 만들어낸' 마크 저커버그는 청년창업의 대표사례이자 신화다. 인기 블로그 서비스업체 텀블러의 창립자 데이비드 카프도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불과 스무살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IT매체 매셔블의 운영자 피터 캐쉬모어, 블로그 플랫폼 워드프레스 닷컴의 창업자 매트 멀렌위그 등 지금 잘 나가는 서비스 중 많은 수가 '젊은 천재'들의 작품이다.

그런데 잘 나간다는 청년기업가들은 대개 IT업계에 편중돼있다. 우리가 벤처기업이라는 말을 듣고 떠올리는 바로 그 전형적 사례들이다. 아닌 경우는 역시 세련된 디자인을 갖추고 트렌디한 취향에 호소하는 미끈한 제품들을 만들어내는 업체들일 것이다. '나는 스무살에 백만장자가 되었다'는 그래서 저절로 손이 갔다. '할머니의 잼을 팔아' 100만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기업을 키워낸 고등학생의 이야기란 진짜 전설이 아니겠는가.
'나는 스무살에 백만장자가 되었다'는 '슈퍼잼' 경영자인 프레이저 도허티가 자신의 창업기를 직접 쓴 책이다. 일단 슈퍼잼의 현재를 살펴보자. 과일 100%로 만든 천연 잼인 '슈퍼잼'은 테스코와 월마트 등 전세계 대형 마트에 입점해있으며 핀란드, 러시아, 호주 등 해외진출에도 성공했다. 슈퍼잼이 100만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았을 때 도허티의 나이는 스무살이었다. 올해 23세인 그는 곧 한국에도 슈퍼잼을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당연히 언론의 관심도 쏟아졌다. 도허티의 성공기는 BBC, CNN등 주요 방송의 전파를 탔고 '올해의 사업가 상'등을 휩쓸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소년이 할머니에게서 배운 잼 하나로 일약 스타가 된 것이다.

도허티는 어렸을 때부터 사업에 뜻을 품은 소년이었다. 그는 10살때 시작한 '양계업'을 자신의 첫 사업으로 기억한다. 양계장에서 얻어 온 달걀을 부화시켜 암탉으로 길러냈고 이웃 사람들에게 또 달걀을 팔았단다. 이 사업은 늑대가 암탉을 모두 물어가는 동화적 사건으로 어쩔 수 없이 끝나 버렸지만,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키워 준 계기이기도 했다.

인생의 전기가 찾아 온 것은 14세 때의 일이었다. '할머니의 손맛을 살린 잼을 만들어 팔면 어떨까?' 할머니께 잼 만드는 법을 배운 첫 날, 그는 2파운드어치 설탕과 오렌지를 가지고 잼을 만든다. 식지도 않은 잼을 바구니에 넣어 방문 판매에 나섰다. 그 날 올린 수익은 4파운드. 슈퍼잼의 시작이었다.
잼이라는 구태의연한 아이템으로 어떻게 성공을 일궈냈을까. 도허티는 잼 제조업이 사양길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제일 자신이 있는 영역 안에서 혁신을 시도한다. 사람들이 설탕 때문에 잼을 꺼린다는 사실을 알고 과일 100%짜리 무설탕 잼을 만들어낸다. 단순하면서 제품의 장점을 소구할 수 있는 패키지 디자인을 도입한다. 자신의 독특한 스토리를 잼을 알리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사회적 기업 활동도 전개했다.

이 책은 한 사업가의 성공기인 동시에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창업을 하려고 하는 젊은이들이 눈여겨볼 만한 조언이 가득하다. 언론사와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광고는 어떤 방식으로 꾸려가야 할 것인지, 사업상 멘토를 만나는 것의 중요성과 고객들의 의견을 수용하는 방법 등 작은 것까지 흥미롭게 기록돼 있다. 지금 당장 할머니의 부엌을 뒤져보자. 당신을 백만장자로 만들어 줄 아이템이 거기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스무살에 백만장자가 되었다/프레이저 도허티 지음/최기원 옮김/위츠/1만 2000원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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