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철 맞아 '책으로 떠나는 깨달음 여행' 어떨까
제7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리던 18일 저녁, 200여명의 독자들이 정 PD를 만나기 위해 모였다. 정 PD는 "이 책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 오늘과 같은 강연회 자리였다"며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독자들의 9가지 궁금증에 답하다=정 PD는 독서 에세이 '침대와 책', '세계가 두 번 진행되길 원한다면', 여행 에세이 '런던을 속삭여줄게', '여행, 혹은 여행처럼' 등을 펴내면서 수차례 강연회를 가졌다. 그때마다 그녀가 독자들로부터 자주 받던 질문은 의외로 책 내용에 관한 질문이 아니었다.
정 PD는 "개인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질문을 받을 때마다 장난스럽게 대답하고 넘겼는데, 어느 날 생각해보니 모든 게 단순하지 않은 질문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예를 들어 '시간이 언제 있어서 책을 읽으세요?' 라는 질문의 이면에는 '나도 시간을 내서 책을 읽고 싶다'는 뜻이 내포돼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결국 모든 질문들이 '내가 어떻게 살아야 될까요?'를 묻고 있는 것 같아서 이 책을 써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자신의 상상력에서 출발한 질문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튀어나온 질문들을 받아 만든 책이라는 얘기다.
그녀는 "여러 가지 이유로 고개를 숙이고 읽다가 고개를 잠시 드는 순간,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이 책의 내용과 연결되는 게 바로 책읽기"라고 설명했다. 책을 통해서 내가 겪은 일들의 의미, 놓치고 후회하던 일들의 의미를 알게 된다. "바로 거기에서부터 독서행위가 시작된다"고 그녀는 강조했다.
◆책 읽는 시간은 나를 키우는 시간= 그녀는 책 읽는 시간을 '굳이 뭔가를 해보는 시간'이라고 표현한다. 같은 말로는 '나를 키우는 시간, 나를 지키는 시간' 등이 있다. 그렇다면 책 읽는 시간을 통해 어떻게 내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삶이 바뀌는 원리는 책과 나의 '화학작용'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정 PD는 "책을 읽다가 잠깐 고개를 드는 순간이 바로 책과 나의 화학작용이 일어나는 순간"이라고 했다. 책은 아주 특별한 경험들에 대해 얘기하는 것 같지만, 어딘가에 내가 경험했거나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 '공통성'의 경험 때문이다.
그녀는 "책을 읽은 나, 표현하려는 나, 질문을 던지는 나,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나의 모습이 쌓여서 삶이 조금씩 바뀌어 가는 것"이라며 "삶을 바꾸는 것은 사소한 변화로부터 오는 것이지 '꿈을 잃지 말아라'와 같은 명령에 따르는 게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불안의 밀도가 높으면 사람들이 무감각해진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모든 게 허무해' 라고 생각하기 쉽다. 삶이 무너질 듯 힘들수록 "책 읽는 시간이 나 자신을 보호하고 지켜줄 수 있는 시간"이라는 작가의 말을 믿고, 책에 한번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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