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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는 뒤집어야 산다"...역발상? 맛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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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는 뒤집어야 산다"...역발상? 맛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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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가장 힘든 일이요? 세상에 없는 제품을 만드는 거죠. 기존에 없던 제품을 개발하고 만들어내는 게 신제품을 구상하는 저희 연구원들의 몫이기 때문이죠.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질수록 더 튀고, 더 기발한 제품으로 고객들에게 다가가야 어필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 같은 불황에서 웬만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열 수 없습니다."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식품업체들의 틈새시장 개척이 이어지면서 제품을 연구·개발(R&D)하는 연구원들의 어깨가 무겁다. 특색 있고, 이색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품업체들이 고정관념을 깬 '반전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정체된 식품 소비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서는 특화제품만한 것이 없어서다.

불황이 최고조에 달한 일본에서 기린 베버리지사는 '메츠 콜라'를 발매했다. 메츠 콜라는 단순한 청량음료가 아닌 건강음료로, 경기가 좋지 않은 시기에 물건을 사면 건강을 생각하는 경향이 짙어지는 소비자의 심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 제품은 출시 후 이틀 만에 50만 케이스가 팔리고 2주 만에 연간 목표인 100만 케이스 판매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 한 카레회사는 불황을 타개하고자 야채코너에서 카레냄새가 나는 방향기로 고객들의 후각을 자극해 판매량이 급증했고, 프로모툴사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 상영 시 영화관 내에 초콜릿 냄새로 가득차게 해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처럼 어려운 환경에서도 수익을 올리고 있는 식품업체들의 공통점을 보면 소비자들의 심리를 파고든 '오감(五感)' 마케팅을 펼쳤다는 것이다.
국내 식품업체도 '튀어야 성공한다'는 전략 아래 이색 상품 마케팅이 한창이다.

동원F&B는 생각의 틀을 깬 네모난 참치 '델큐브참치'를 출시, 올 상반기에만 2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기존의 참치 캔 제품이 김치찌개나 반찬 재료로 활용됐다면 이 제품은 네모난 특성을 살려 두부나 햄을 대신해 샐러드 등에 주로 이용되고 있다. 유천우 동원 식품과학연구원 차장은 "가는 물줄기를 세게 해서 제품을 잘라내는 방법인 '워터젯' 방식으로 참치를 네모 모양으로 잘라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했다"며 "없던 제품을 새로 만드느라 힘들었지만 찾는 사람이 늘어나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에서는 동그란 모양의 두부를 만들었다. '두부는 네모'라는 기존의 상식을 깨고 두부를 소시지 형태로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에 나왔던 두부 제품이 썰 때 잘 부스러지고 부칠 때 물이 튄다는 점을 보완했다. 이 제품은 상반기에만 3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아워홈의 '떠먹는 피자'는 파스타처럼 피자를 숟가락이나 포크처럼 떠먹을 수 있는 제품으로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손에 기름을 묻히지 않고 깔끔하게 피자를 떠먹을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토핑 치즈 함유량도 늘려 떠먹는 느낌의 맛을 살렸다. 떠먹는 피자를 먹어 본 고등학생 김경진(남·17)씨는 "피자 기름이 손에 묻으면 씻어도 베인 냄새가 잘 가시지 않았는데 떠먹는 피자는 간편하고 깔끔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중·고등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다 보니 주변 편의점에 납품을 하는 군소식품업체에서도 앞 다투어 떠먹는 피자를 출시하고 있다. 강남역 부근의 유명 이탈리안 레스토랑 등에서도 떠먹는 피자 메뉴를 개발해 판매 중이다.

한상린 한양대학교 경영학 교수는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지는 불황일수록 뭔가 흥미를 돋우고 반전을 주는 상품들이 인기"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불황이라고 무조건 값 싼 제품만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불황일 때 여성들의 치마 길이가 짧아진다는 말처럼 사람들은 경기가 어려우면 침체된 기분을 전환할 수 있는 소비를 하는 심리가 있다. 이 심리를 잘 이용하면 특색 있고 이색적인 상품을 통해 정체된 소비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현주 기자 ecol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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