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밖 넘나들지 못하게 하는 시대착오적 법들로 소비자만 피해

통신은 대원군 시절인가, 웬 '쇄국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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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국경이 사라진 스마트 시대에 스스로 발을 묶는 쇄국 법안들 때문에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카드로 앱을 살 때마다 해외 수수료를 꼬박꼬박 물어야 하고, 구글 맵스는 한국에선 알짜배기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 해외에서 만든 위치정보서비스를 쓸 때마다 정부가 사용자 동의를 구해야한다는 황당한 법도 있다.


◆앱스토어 카드결제, 해외수수료 물어야 =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의 플레이스토어에서 해외 신용카드로 유료 애플리케이션을 구매한 이용자들은 다음달 명세서를 받아보면 구입금액보다 최대 1.5%까지 결제 금액이 올라간 경험을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카드 구매의 경우 외국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해외승인 수수료와 환전수수료를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

이런 불편은 '전자결제대행업 허가를 받으려면 사업자의 컴퓨터 서버가 국내에 있어야 한다'는 전자금융거래법(금융위원회 소관) 때문이다. 구글과 애플의 서버는 국외에 있어 전자결제대행업 허가를 받을 수 없다. 금융당국은 구글과 애플의 서버가 모두 외국에 있어 보안상의 문제로 허가를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통신 주무부처인 방통위의 입장은 다르다.


방통위 관계자는 "우리 국민들이 해외 여행을 가서 결제만 해도 결제 정보가 해외 사업자에게 다 노출된다"며 "보안상의 이유로 이런 법 때문에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는 것은 시대 상황과 맞지 않다"고 법안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글 맵스 한국에선 '반쪽짜리' =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반쪽짜리 구글 맵스를 사용하고 있다. 해외에서 구글 맵스는 국내 다음 뷰나 네이버 지도 정보 이상의 '스트리트 뷰'나 '위치위성확인시스템(GPS)', '길찾기 자동 음성번역'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국내 이용자들은 구글 맵스에서 간단한 위치 확인만을 할 수 있을 뿐이다.


이는 '일정 정보 이상이 축적된 지도는 해외 반출을 금지한다'는 측량법(행정안전부 소관) 때문이다. 우리나라 지도 정보를 해외 사업자들이 수집할 수 없으니 당연히 편의 서비스도 제공하지 못한다. 국내에서 구글 맵스의 지도 정보는 구글 대신 SK M&C가 맡아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지도는 해외에서 국내 포털에 접속만 해도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는데 지도 정보 해외 반출을 금지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며 "뿐만 아니라 구글 맵스를 사용하던 해외 관광객도 우리나라에만 들어오면 서비스를 못 받아 불편을 겪기 일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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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정보앱, 쓸 때 마다 동의 구해야? = 국내 이용자가 해외에서 만들어진 위치기반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쓰면, 개인위치정보가 국외로 나갈 때마다 방통위가 이용자에게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현실성 없는 법안도 개정 되야할 사안이다. 이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등은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국외로 이전하려면 이용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법을 근거로 한다.


방통위 관계자는 과거에는 우리 국민의 정보가 밖으로 새나가면 국가 이익을 침해 한다는 이유로 이런 법안을 만들어졌다"며 "그러나 스마트폰 생태계에 익숙한 국민들에겐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법안이라 개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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