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용 에셋디자인투자자문 대표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미인'을 찾기보다 위험요인을 하나씩 줄여가는 데 초점을 맞춘 결과입니다."
두려움 보다 자신감이 앞서던 때도 있었다. 최 대표는 현재 공동대표인 이재완 대표와 함께 고려대학교 재학 시절 투자동아리인 '가치투자연구회'를 만들었다. 최 대표는 "투자 동아리에서 본격적으로 주식에 대한 공부를 하기 전까지는 장이 좋아 수익률이 좋은지도 모르고 그저 내가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우를 범했다"며 "2000년 IT 버블붕괴 때, 2003년 이라크 전쟁 전 크게 깨지고 난 후부터는 시장이 두려운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장에 대한 두려움은 신중함을, 신중함은 꾸준한 성과를 낳았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두 대표가 함께 관리했던 리딩투자증권 자기자본투자(PI) 계좌 수익률(4~11월)은 -9%로 시장수익률(-39%)을 크게 웃돌았다. 2009년 3월 에셋디자인 설립 이후에 맞은 위기도 무난히 극복했다. 지난해 하반기 시장 급락기에도 급락 직전일인 8월1일 대외 환경의 심상찮은 변화를 감지하고 주식 비중을 23% 줄였고 2일 추가로 40%를 더 줄이면서 시장을 이길 수 있었던 것. 2011회계연도 에셋디자인은 당기순이익 15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자본금 56억원, 운용자산 800억원의 설립한지 3년된 자문사로서 선방한 성적이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누구 하나가 '왕'이 되면 분명히 위험이 따른다는 게 최 대표의 생각이다. 그래서 에셋디자인은 '누구도 왕이 될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놨다. 기업의 성장성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1년에 기업탐방은 1200회 이상 다니는데, 투자 판단은 매니저가 단독으로 할 수 없다. 리서처와 매니저 사이에 '링커(Linker)'를 둬 기업에 대한 객관적 판단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2~3중으로 검토하기 때문이다.
에셋디자인의 일임투자상품은 기본 수수료가 없고 연간 수익률이 10%를 초과할 때만 성과 수수료가 부과된다. PI와 고객의 포트폴리오가 80% 이상 일치하게 해 좋은 종목에 대한 투자를 공유하면서 신뢰를 쌓아 고객 재가입률은 97~98% 가량 된다. 최 대표는 "신뢰는 결국 꼼꼼한 리서치를 통한 검토 과정과 투자 결과에서 비롯된다"며 "지금과 같은 꾸준함으로 향후 소버린과 같은 리서치 잘하는 회사로 알려지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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