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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12 결승전>, 자신의 축구를 한 팀이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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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12 결승전> 스페인 VS 이탈리아 월 새벽 3시 45분
4:0.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점수일 것이다. 조별리그 첫 번째 경기에서 수준 높은 축구를 펼쳐보였던 두 팀이 다시 만났고, 챠비와 피를로, 부폰과 카시야스의 대결 등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많았던 만큼 치열한 결승이 예상되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미완이었던 스페인의 제로톱 전술은 결승에서 완성되었고, 빠른 시간 선제골을 기록하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대회 내내 흥미로운 축구를 보여주었던 이탈리아는 전반 안정적인 수비의 핵심이던 키엘리니를 부상으로 잃었고, 후반 교체카드를 모두 사용한 시점에 모따마저 뛰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기세가 오른 스페인을 열 명으로 상대해야만 했다. 비등한 경기력을 갖추었더라도 한 팀에 예기치 못한 불운이 겹친 이런 상황이라면 4:0은 충분히 납득 가는 결과가 된다.

결국 우승컵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이번 유로에서 스페인이 보여준 축구가 명성에 어울리는 수준이었다고 하기는 어렵다. 델 보스케 감독의 보수적인 전술 하에서 끊임없이 공을 돌리는 점유율 바탕의 실리 축구는 현지에서 야유를 받을 정도로 재미없는 축구로 평가받기도 했다. 하지만 결승의 스페인은 달랐다. 국제 대회를 포함해 다양한 대회에서 최근 몇 년간 가장 많은 결승전을 경험해 왔던 스페인의 선수들은 긴장하지 않고 매 순간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며 이탈리아를 압도했다. 반면 이탈리아는 정작 결승에서는 장기인 빗장 수비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피를로의 눈물과 함께 우승컵을 스페인에게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 가장 중요한 순간, 어떤 팀이 자신의 본 모습을 지킬 수 있었느냐가 희비를 가른 것이다. 스포츠가 인생이라면, 이 또한 인생의 교훈이 될 법 하다. 그렇게 결승에서 가장 스페인다웠던 스페인은 어떤 팀도 이룬 적 없던 메이저 대회 3연패의 역사를 썼다. 그리고 유럽이 새벽에 축구를 해서 고달팠던 6월도 이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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